[아이뉴스24 윤소진 기자] '2025년 7월 5일 대지진이 온다'는 예언설이 퍼진 당일, 일본 도카라 열도에서 실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일부 지역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불안감이 확산하자 일본 기상청은 지진과 예언 사이에 과학적 연관성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 도카라 열도의 섬 아쿠세키지마.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2b58b9489f588a.jpg)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지진은 5일 오전 6시 29분경 가고시마현 도카라 열도에서 발생했으며, 진원 깊이는 약 20㎞로 추정됐다. 이 지진으로 아쿠세키지마에서는 일본 진도 기준 ‘5강’의 흔들림이 감지됐고, 현재까지 인명 피해나 쓰나미 위험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지진은 6월 하순부터 이어져 온 도카라 지역의 군발지진(群発地震) 가운데 하나다. 지난달 21일부터 5일까지 약 1300회 이상의 소규모 지진이 관측됐다. 일부 섬 주민은 불안을 느끼고 가고시마 본섬으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진이 주목받은 이유는 앞서 일본과 중화권 등을 중심으로 확산된 ‘7월 5일 대지진설’과 시점이 겹쳤기 때문이다. 해당 예언은 만화가 다쓰키 료의 작품 '내가 본 미래 완전판'에서 비롯됐다. 만화에는 “2025년 7월 5일 새벽, 동일본 대지진을 뛰어넘는 재해가 일본을 덮친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실제 동일본 대지진을 예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재조명된 바 있다.
이후 SNS에서는 ‘7월 5일 오전 4시 18분 대지진 발생’ 등의 괴담이 퍼졌다. 일부 해외 관광객의 일본 방문 취소나 항공편 감편 등 실질적인 여파도 나타났다. 일본 정부관광국(JNTO)은 5월 기준 홍콩발 입국자가 전년 동월 대비 11.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본 기상청은 이 같은 예언에 대해 여러 차례 공식 입장을 통해 “지진은 현재 과학기술로 예측이 불가능하다”며 “특정 날짜와 장소를 지목한 예언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7월 2일과 3일에도 연속 기자회견을 열고 ‘도카라의 법칙’ 등으로 불리는 지진 징후설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예언을 남긴 당사자인 다쓰키 료 역시 최근 자서전에서 “꿈을 꾼 날이 곧 사건이 발생하는 날이라는 뜻은 아니다”라며 특정일 지정에 대해 선을 그은 바 있다.
현지 언론들도 이번 예언을 “과학적 근거 없는 괴담”으로 규정하고 있다. NHK와 마이니치신문, 요미우리신문 등은 “예언과 실제 지진이 우연히 겹쳤을 뿐”이라며 “과학적 관측과 경계가 우선돼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을 전했다.
일본 기상청은 “일본에서는 연간 2000건 이상 진도 1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다”며 “지진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예언보다 평소 대비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윤소진 기자(soji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