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온도 차이를 전기로 바꾸는 열전발전에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높여주는 기술이 나왔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주성재 박사팀이 친환경 신소재인 ‘마그네슘 안티모나이드(Mg3Sb2)’를 이용해 열전발전 모듈의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금속화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시제품까지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열전발전은 P형(+)과 N형(-)으로 구성된 열전반도체 소재의 위·아래에 각각 전극을 형성하고 양 끝의 온도 차이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그동안 전극으로는 니켈(Ni)이 사용됐다. P형/N형 열전반도체 소재로는 ‘비스무스 텔루라이드(Bi2Te3)’라는 물질이 활용됐는데 주요 구성 원소인 텔루륨(Te)이 지구상에 매우 희귀하고 가격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KERI 주성재 박사(왼쪽) 연구팀이 '마그네슘 안티모나이드'와 이를 활용해 만든 열전발전 시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전기연]](https://image.inews24.com/v1/c9650e543f6808.jpg)
많은 연구팀이 소재를 바꾸기 쉬운 N형 반도체에 비스무스 텔루라이드와 비슷한 성능에 희귀 원소를 포함하지 않아 가격은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마그네슘 안티모나이드’를 대체 적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제는 마그네슘 안티모나이드에 적합한 재질의 금속 전극을 쉽고 단순하게 형성할 수 있는 일명 ‘금속화 공정 기술’의 개발이 그동안 부족했다는 점이었다.
기존에 사용하던 니켈 전극은 마그네슘 안티모나이드와 맞지 않았다. 니켈의 도금공정에서 마그네슘 안티모나이드가 침식되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마그네슘 안티모나이드에서 마그네슘이 빠져나가 열전 특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최적의 전극 물질 선정이 필요하기도 했다.
주성재 박사팀의 성과는 니켈 대신 마그네슘&구리 호일을 전극으로 활용해 n형 마그네슘 안티모나이드에 효과적으로 접합하고 개량된 열전발전 모듈을 손쉽게 제조하는 신개념 금속화 공정 기술을 개발한 데 있다.
1차적으로 마그네슘 호일 전극이 일종의 방어막 역할을 하며 열전반도체 내부 마그네슘의 손실을 막았다. 이를 전도성이 높은 구리 호일로 감싸 열전발전의 특성이 유지되도록 만들었다.
연구팀의 기술은 건식공정에서 금속 호일을 열전반도체 위·아래에 직접 붙여 전극을 완성한다는 간단한 측면에서 재현성과 확장성이 높다. 기업의 양산화에도 유리하다.
기존에는 분말 형태의 열전반도체 소재와 전극을 일일이 하나로 소결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다. KERI 기술을 통해서는 매우 간단하게 원하는 규격으로 열전반도체와 전극을 접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소재 합성과 금속화 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하이브리드 열전모듈 시제품’까지 제작하고, 성능 검증까지 진행했다. 그 결과 기존 비스무스 텔루라이드만을 사용했을 때보다 제조원가는 20% 이상 줄이면서 동등한 수준의 성능(온도차 100℃ 인가 시 출력밀도 0.1 W/cm2 이상 확보)을 확인했다.
주성재 박사는 “열전발전 업계에서 마그네슘 안티모나이드의 장점은 알았는데 전극까지 만드는 금속화 과정이 어렵다 보니 실험실 수준에만 머무르고, 실용화에 필요한 모듈 단계까지는 가지 못했었다”라며 “우리 성과는 금속화 과정에서의 한계를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열전모듈 활용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는 상용화 측면에서도 큰 의의를 지닌다”고 말했다.
국내외 특허 출원까지 마친 KERI는 이번 성과가 열전발전을 통해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려는 산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고 수요 기업을 발굴해 기술이전에 나설 계획이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