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정유업계 실적 바로미터인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보이며 손익분기점인 5달러의 두 배 수준인 10달러를 돌파했다.
정유업계는 그러나 정제마진 반등은 계절적 요인과 일부 원유 감산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히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가 8월부터 증산에 나서기로 해 하반기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7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7월 첫째 주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10달러로 집계됐다. 연중 최저치인 1월 5주차 5.4달러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6월에도 10.7달러(3주차), 10.5달러(4주차)로 강세 흐름을 이어갔었다.
정제마진이 상승한 데에는 여름철 계절적 특성이 영향을 미쳤다. 통상 7월과 8월은 휴가 기간이 몰려있는 데다 자동차를 이용한 여행이 늘고 항공 및 해상 운송 수요가 함께 증가하면서 휘발유, 등유, 항공유 등 석유제품 소비가 활발해지는 경향이 있다.
또 글로벌 공급 상황이 조정된 것도 정제마진 개선에 긍정적 효과를 미쳤다.
유럽의 쉘, BP 등이 일일 40만 배럴, 미국의 발레로 등이 54만 7000배럴 규모의 설비를 폐쇄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공급 축소 기대가 커진 것이다.
업계는 그러나 현재 정제마진 강세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 상승일 가능성이 높아 업황 전반의 회복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신중한 시각을 보였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정제마진 반등은 긍정적 신호지만 트럼프발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라 올해 하반기 업황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기는 어렵다"면서 "최근 정제마진 상승은 계절적 수요와 공급 축소라는 단기 요인에 기반한 측면이 크기 때문에 중장기적 업황 개선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 울산 CLX 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https://image.inews24.com/v1/111d249c1667da.jpg)
특히 최근 들어 주요 산유국이 예상보다 큰 단계적 증산에 나선 게 정유업계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는 지난 5일(현지시간) 8월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54만 8000배럴 늘리기로 했다. 이는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0.5%에 달하는 규모로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많은 증산량이다.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7일 브렌트유 8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1.2% 하락한 배럴당 67.50달러에 거래됐고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2% 내린 65.68달러를 나타냈다.
원유 가격이 하락하면 정유사 입장에서는 원유 수입 비용이 낮아지는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동시에 석유제품 가격도 연쇄적으로 떨어지게 되면서 정제마진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확대되면 정유사들의 영업환경은 더욱 불확실해지고, 수익성 개선 흐름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이번 증산이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경우 정제마진을 다시 압박하는 구조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심을 드러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주요 산유국들의 이번 움직임은 장기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증산을 한 것이 아니라 시장 주도권 확대가 목적이다"면서 "공급 확대가 수급 균형을 다시 흔들고 정제마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전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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