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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보다 우위"…中 비만 신약 '공세'


체중감소 효과 15.8% '에크노글루타이드'⋯HK이노엔 도입
일라이릴리·이노벤트 공동개발 '마즈두타이드' 중국서 시판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HK이노엔이 도입한 중국 신약 후보물질 ‘에크노글루타이드’가 위고비에 필적하는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하며 주목받고 있다. 중국에서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을 넘어 다양한 대사 호르몬을 복합 표적하는 혁신 치료제들이 잇따라 개발·승인되면서 글로벌 시장에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체중계에 발을 딛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체중계에 발을 딛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8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후기 임상 단계에 진입한 비만 치료제만 30개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 가장 앞선 곳은 항저우의 바이오기업 사이윈드(Sciwind)로, 신약 후보물질 에크노글루타이드를 개발 중이다.

에크노글루타이드는 위고비와 마운자와 같은 GLP-1계열이다. 최근 공개된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에크노글루타이드는 투여 48주 만에 평균 15% 안팎의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투여 환자군의 92.8%가 5% 이상 체중 감량을 달성했으며, 이는 위고비(87%), 마운자로(85%)의 중국 임상에서 보인 결과를 넘어서는 수치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란셋 당뇨병·내분비학(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에 게재됐다.

사이윈드는 임상 1상부터 3상까지 에크노글루타이드의 안전성과 체중 감소 효능을 입증하는 데 집중해 왔다. 임상에서는 1.3㎎, 1.8㎎, 2.4㎎의 용량이 사용됐다. 48주 차에 1.3㎎ 투여군은 9.9%, 1.8㎎ 투여군은 13%, 2.4㎎ 투여군은 15.4%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특히 1.8㎎과 2.4㎎ 투여군은 효과가 정체되지 않고 지속됐다. 이는 48주 이후에도 투여를 연장하면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에크노글루타이드는 허리둘레, 혈압, 혈중 지질, 당화혈색소(HbA1c), 공복혈당, 인슐린 수치, 인슐린 저항성(HOMA-IR) 등 주요 심장 대사 위험 요인을 크게 개선했다.

부작용으로는 위장장애와 식욕감소가 있었으나, 투여량을 늘릴 때 주로 나타났고 단기간 내 완화됐다. 췌장염이나 갑상샘 수질암(MTC)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은 현재 에크노글루타이드의 품목 허가를 심사 중이다. 이르면 내년 초 승인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크노글루타이드는 국내에서도 개발이 한창이다. HK이노엔이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 'IN-B00009(개발명)'를 사이윈드로부터 도입했고, 최근 임상 3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 임상 종료 목표 시점은 2028년 5월이다.

체중계에 발을 딛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체중 감량 후 헐렁해진 바지를 보여주는 여성.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이외에도 중국에서는 GLP-1 계열뿐 아니라 대사 관련 호르몬을 복합적으로 표적하는 비만 치료제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NMPA는 지난달 중국 이노벤트(Innovent)와 미국 일라이릴리가 공동 개발한 '마즈두타이드'를 시판 허가했다. 마즈투타이드는 GLP-1과 GCG(글루카곤)를 동시에 표적하는 기전이다.

GCG는 간에서 에너지 소비를 촉진하고 지방 연소를 돕는다. 기존에 GLP-1 단독 작용제가 주로 식욕 억제와 혈당 조절에 초점을 맞췄다면, GCG 수용체를 함께 자극하면 체내 에너지 소비를 늘려 체중 감량 효과를 한층 높일 수 있다. 이 같은 복합 기전은 식사량을 줄이는 효과와 함께 대사 활동을 활발하게 해 비만 치료의 새로운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GLP-1에 GCG, GIP(위 억제 펩타이드) 수용체까지 표적하는 삼중작용제 개발도 순항 중이다. 유나이티드 래버러토리스(United Laboratories)는 후보물질 'UBT251'을 개발 중인데, 위고비를 만든 노보노디스크가 올해 3월 이 약물의 글로벌 독점권을 20억 달러(약 2조7000억원) 규모로 도입했다.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을 제외한 독점 계약이다.

업계 관계자는 "UBT251은 체중 감량 외에도 만성 신장 질환, 지방간 질환, 제2형 당뇨병 등을 겨냥해 초기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했다"며 "특히 격주 투여가 가능한 최초의 GLP-1 계열 치료제라는 점이 차별화된 강점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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