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내 아기 똥 냄새가 덜 역겨운 이유와 관련한 전문가의 설명이 나왔다.
미생물학 박사이자 과학 저널리스트 브린 넬슨이 쓴 저서 '똥(Flush: The Remarkable Science of an Unlikely Treasure)'에는 이 같은 내용에 대한 해설이 담겨 있다.
![내 아기 똥 냄새가 덜 역겨운 이유와 관련한 전문가의 설명이 공개됐다.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ISEE 360]](https://image.inews24.com/v1/90575270f98b52.jpg)
해당 저서에 따르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똥을 혐오하도록 설계돼 있다. 단순히 지독한 냄새 때문이 아니라, 대변에는 각종 기생충,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병원체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반응은 일종의 '행동 면역 체계'로, 병원균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심리적 방어 기제다. 그러나 타인의 배설물과 달리, '자신의 것'이나 특히 '내 아기의 것'에 대해서는 그 반응이 훨씬 약하다는 경험을 많은 부모들이 공유한다.
그 이유에 대해선 뇌의 작동 방식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인간의 후각 시스템은 감정과 기억을 관장하는 뇌의 '변연계(limbic system)'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즉, 우리가 특정 냄새를 불쾌하게 느끼는지 아닌지는 자극의 강도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닌, 그 냄새와 연결된 감정적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부모가 아기와 형성한 애착 관계는 이 냄새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완화할 수 있다.
![내 아기 똥 냄새가 덜 역겨운 이유와 관련한 전문가의 설명이 공개됐다.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ISEE 360]](https://image.inews24.com/v1/50aacfae28c83d.jpg)
또, 진화 생물학적 관점으로 보면 인류는 자손의 생존을 위해 혐오보다 돌봄 행동이 우선되도록 발달해 왔을 가능성이 크다. 내 아기의 대변이 객관적으로 냄새가 나더라도, 뇌는 그것을 위협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편향된 해석을 하도록 진화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부모는 '냄새'보다 '책임감'에 먼저 반응하고, 기저귀를 갈거나 아기를 돌보는 일을 감당할 수 있게 된다.
인지적 해석 역시 큰 역할을 한다. 사람은 동일한 냄새라도 그 냄새의 '출처'와 '의미'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내 아기의 기저귀 냄새는 불쾌한 오염물이 아니라 '내가 관리하고 책임져야 할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뇌는 이를 다르게 처리한다. 이 과정 역시 혐오보다 돌봄이 우선되는 방향으로 반응을 유도한다.
심리학자 트레버 케이스의 실험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는 133명의 엄마에게 자신의 아기와 타인의 아기가 싼 기저귀 냄새를 맡게 한 뒤, 어느 쪽이 더 역겨운 지를 평가하게 했다. 결과는 대부분의 엄마가 자신의 아기 기저귀 냄새가 덜 역겹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실험 조건을 조작했을 때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러한 반응은 심리적 거리감과도 관련이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감정적으로 가까운 대상일수록 혐오감은 약해지며, 반대로 심리적으로 먼 대상의 분비물에는 더 강한 혐오 반응이 유발된다.
![내 아기 똥 냄새가 덜 역겨운 이유와 관련한 전문가의 설명이 공개됐다.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ISEE 360]](https://image.inews24.com/v1/171d177f6a0c90.jpg)
아울러, 문화적 요인과 환경도 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오염된 환경에서 살아야 하는 지역의 주민들은 생존을 위해 혐오 반응을 줄이는 방향으로 적응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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