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LG전자가 B2B 사업 확대를 위해 냉난방공조(HVAC)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을 최대 경쟁 상대로 보고 이를 따돌리기 위해 조기에 '현지 완결형 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HVAC 시장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 센터 시장이 급성장하며 HVAC의 중요성이 커지고 이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HVAC 시장 규모는 2025년 3281억달러(약 452조원)에서 2034년 5454억달러(751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LG전자가 이 시장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다.
![AI 데이터센터 액체 냉각 솔루션인 'CDU(Coolant Distribution Unit; 냉각수 분배 장치)'. [사진=LG전자]](https://image.inews24.com/v1/576249ef52600f.jpg)
중국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탄탄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 미디아, 하이센스 등이 주요 업체다. 이들은 고효율 제품과 대량 생산 체제를 무기로 원가를 절감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그리(Gree)는 세계 최대 가정용 에어컨 제조사다. 최근 고효율 인버터 냉난방기와 자체 생산한 반도체를 적용한 스마트 HVAC 시스템을 선보이며 기술력 확보에 나섰다.
미디아(Midea)는 유럽과 북미 등 주요 시장에서 R290 냉매 기반 히트펌프 저소음 냉방기 등을 통해 친환경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하이센스는 북미 전시회를 중심으로 상업용 원심 냉동기 등을 전면에 내세우며 프리미엄 시장 진입을 시도 중이다.
LG전자 ES사업본부장 이재성 부사장은 지난 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맹추격에 대해 인정하고 대책을 제시했다. 이 부사장은 "가장 경계하는 것이 중국 업체들"이라며 "원가 경쟁력이 대단하고 빠르게 쫓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대응책은 '현지 맞춤 완결 전략'이다. HVAC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설치와 유지보수까지 모두 책임지는 체제를 구축해 고객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게 핵심이다. 이 전략만이 프리미엄 시장을 방어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LG전자 배정현 전무는 "HVAC 사업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냉방 부하 설계부터 설치, 유지보수까지 엔지니어 역량이 매우 중요한 분야"라며 "아직 이 부분에서 중국 기업들의 약점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배 전무는 "중국 기업이 상업용·산업용 HVAC 분야에서 생태계를 갖추기 전까지 현지 맞춤 완결 체제를 완성하는 것이 저희 목표"라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세계적으로 12개의 생산 공장을 운영하며, 현지 공급망을 구축해 놓은 상태다. 또 ‘HVAC 아카데미’를 통해 영업·서비스·엔지니어링 인력을 육성하고 있으며, 현재 43개국 65개 지역에서 운영 중인 이 아카데미를 연말까지 70개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회사 하이엠텍솔루션을 통해 유지보수 모니터링 시스템도 운용하며, 지속적인 사후 관리를 위한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은 내수 시장 규모 자체가 커서 국내 기업과는 다른 환경에 놓여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LG전자는 기술의 상향평준화와 현지 완결형 체제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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