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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외국 정상에게 "와, 영어 잘하네! 어디서 배웠나"⋯문제된 이유는?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어를 공식 언어로 사용하는 아프리카 국가 라이베리아의 대통령에게 영어 실력을 칭찬하며 "어디서 배웠느냐"고 묻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어권 국가의 정상에게 영어를 잘한다고 칭찬했다가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어권 국가의 정상에게 영어를 잘한다고 칭찬했다가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EPA/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아프리카 5개국 정상들의 오찬이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조지프 보아카이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라이베리아는 미국의 오랜 친구"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으로 믿는다"고 발언했다. 이어 "라이베리아에 대한 투자를 기대한다"고 영어로 말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고맙다. 정말 훌륭한 영어"라고 칭찬한 뒤 "어디서 그렇게 멋지게 영어를 배웠느냐"고 질문했다. 하지만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영어권 국가인 라이베리아의 정상을 상대로 한 해당 발언은 외교적 맥락에서 부적절하고 무지한 언급으로 받아들여졌다.

보아카이 대통령은 웃으며 "모국에서 교육받았다"고 답했지만, 현장에서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보아카이 대통령은 영어가 자국의 공식 언어라는 언급은 피한 채 정중하게 웃어넘겼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발언은 라이베리아 내에서도 논란이 됐다. CNN은 라이베리아 청년활동가 아치 타멜 해리스의 인터뷰를 인용, "영어권 국가 대통령에게 영어를 잘한다고 말하는 것은 무례하고 무지한 발언"이라고 짚으며, "미국 지도자들과 서방 사람들은 여전히 아프리카인들을 교육받지 못한 시골 사람들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라이베리아 외교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고 불쾌했다"고 표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어권 국가의 정상에게 영어를 잘한다고 칭찬했다가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리카 정상들과 회담을 가지고 있다. [사진=백악관 페이스북]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아프리카를 향한 비하 발언으로 여러 차례 도마에 오른 바 있다. 2018년에는 아프리카와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을 두고 "거지소굴(shithole countries)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말해 국제적인 비판을 받았고, 올해 3월에는 의회 연설 중 레소토를 '아무도 모를 나라'라고 언급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라이베리아는 미국과 깊은 역사적 연관이 있는 나라다. 1820년대 미국은 노예제 폐지 이후 해방된 흑인 노예들을 아프리카로 이주시킬 목적으로 미국식민협회(ACS)를 설립했고, 그 결과로 1822년 현재의 라이베리아 지역에 흑인 이주가 시작됐다. 1847년 독립을 선언한 라이베리아는 아프리카 최초의 공화국으로, 국가명 자체가 '자유의 나라(Liberia)'를 뜻한다. 국기도 미국 국기와 유사한 형태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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