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미국 육군이 수염을 깎지 않으면 전역 조치할 수 있도록 면도 규정을 강화한 가운데, 이 조치가 흑인 장병들에게 과도한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 육군이 수염을 깎지 않으면 전역 조치할 수 있도록 면도 규정을 강화한 데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픽사베이 @jackmac34]](https://image.inews24.com/v1/fa71594bb33f7b.jpg)
10(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미 육군이 일정 기간 내 수염을 깎지 않는 병사는 군 복무를 계속할 수 없도록 관련 지침을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육군은 이 같은 조치를 "군 규율과 준비 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흑인 장병들의 피부 특성을 외면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실제로 흑인 남성의 약 60%는 수염이 피부 안쪽으로 파고들어 자라면서 발생하는 '가성모낭염(Pseudofolliculitis barbae)'을 앓고 있다. 이 질환은 면도 시 심한 피부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지금까지는 의료적 사유로 면도가 면제돼 왔다.
또한 종교적 사유로 수염을 기르는 경우에도 예외가 적용돼 왔으며, 현재까지 육군 현역·예비군·주방위군을 포함해 약 4만명이 면도 면제를 받은 상태다.
![미국 육군이 수염을 깎지 않으면 전역 조치할 수 있도록 면도 규정을 강화한 데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픽사베이 @jackmac34]](https://image.inews24.com/v1/bf23458654f043.jpg)
20년 넘게 육군에서 복무한 피부과 전문의 실번 소던(Sylvan Soden) 박사는 "곱슬모를 가진 일부 흑인 병사는 면도 시 피부 속으로 파고드는 수염으로 인해 상처와 염증을 겪는다"며 "이번 지침은 이런 의학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조치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 그는 최근 군의 신체 적합성·체형·면도 등 기준 전반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조해 온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폐지 기조'와도 맥을 같이 한다. 현재 국방부는 과거 군 내부의 인종·성차별 해소를 위해 도입된 일부 DEI 정책들을 대거 철회하고 있다.
한편, 영국군은 지난해 젊은 층의 모병 활성화를 위해 수염 금지 규정을 폐지했다. 독일·벨기에·덴마크·캐나다 등도 군인의 수염 기르기를 허용하고 있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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