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김건희 특검'의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수사가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부토건 핵심 인물들 모두 특검 조사에서 김 여사를 모른다고 부인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22년 6월 16일 오후 고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씨를 예방한 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2022.6.16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4c5d9fbd97ade9.jpg)
문홍주 특검보는 11일 "김 여사에 대한 소환 계획은 아직 없다.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에 대한 소환 조율도 아직까지 없다"면서 "삼부토건 경영진의 진술 내용을 살펴보고 진행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씨는 정부의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참석 발표 전 자신이 참여 중인 해병대 소모임 단체 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라고 언급한 것이 언론을 통해 폭로되면서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로 떠올랐다.
'삼부토건 의혹'은 김건희 특검팀의 '1호 수사' 사건이다. 수사 대상 중 가장 진도가 빠르다. 앞서 특검팀은 "저희가 가장 먼저 준비가 됐고, 국민적 관심사가 가장 큰 사건이 주요 기준이 된 것 같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강제수사도 전격적으로 진행됐다. 지난 2일 특검팀 현판식을 마친 바로 다음날 삼부토건과 이 회사 경영진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회사 6곳과 관련자 주거지 7곳 등 총 13곳이다.
4일에는 첫 피의자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실무 총괄 역할을 한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를 소환 조사했다. 9일에는 오일록 삼부토건 대표를 참고인으로, 정창래 전 대표를 피의자로 각각 불렀다. 전날에는 이일준 현 회장과 조성욱 전 회장을 따로 소환했다. 이들은 모두 김 여사와 이씨,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석했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모른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일준 회장은 조사를 마치고 만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와 이종호 전 대표에 대해 다 물어봤는데 실제로 모른다고 말했다. 맹세코 모르는 사람"이라며 "이거 잘못하면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검 소환을 앞두고 있는 이씨는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서도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했다. 김 여사의 또다른 '집사'격으로, 김 여사 소환 전 먼저 조사해야 할 대상으로 평가된다. 윤석열 정부 당시 금융감독원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김 여사와 이씨는 제외했다.
특검은 현재 앞서 확보한 압수물들을 분석 중이다. 이를 토대로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과 이씨, 김 여사의 관계를 추적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필요에 따라서는 앞서 조사를 받은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을 추가 소환할 수도 있다. 문 특검보는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이 김 여사 등과의 관계성을 부인한 것과 관련해 "그 진술들의 일관성과 신빙성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국정농단 특검'에서 활동했던 한 특별수사관 출신 법조인은 "의혹이 불거지고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삼부토건과 이씨, 김 여사의 관계를 찾아내기가 쉽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관련자들이 이미 말을 맞추고 증거를 인멸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삼부토건은 지난달 30일 본사를 서울 중구에서 종로구로 이전했다. 특검 압수수색 3일 전이다. 특검팀의 '수사 대상 1호'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던 때다. 삼부토건 측은 기업회생절차 중인 회사 사정상 법원의 허가를 받아 회사를 이전했다고 해명했다. 특검은 그러나 삼부토건의 옛 사무실과 현 사무실 전부를 압수수색하고 증거인멸 정황 증거를 찾고 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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