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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계와 사정정국…당권 앞 한동훈의 복잡한 셈법[여의뷰]


전대 출마 고심 깊어지는 한동훈
측근들은 십중팔구 '불출마' 권유
친윤, 김문수와 '반한연대' 가능성
특검 정조준 '친윤 보호' 딜레마도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5차 전당대회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5차 전당대회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차기 국민의힘 당권 유력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한동훈 전 대표의 출마 최종 결심이 늦어지고 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 의원 등 주요 경쟁자들이 속속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보수 야권에서는 한 전 대표가 전대 전후 펼쳐질 본인을 둘러싼 복잡한 시나리오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대표는 최근 계속 페이스북을 통해 주요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을 내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세 협상을 연계한 미국과의 '패키지딜'이 우리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며 국가안보실을 비판했다.

같은 날엔 박찬대 민주당 전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정당 보조금을 끊는 내용의 '내란 특별법'을 발의한 것과 관련해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이 비상계엄 해제요구결의안 표결에 참석한 것을 언급하며 "당을 윤석열 전 대통령과 연좌의 틀에 묶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주말(12일)에도 KBS 인터뷰를 통해 "위헌·위법적 비상계엄을 당대표로서 막았다"고 밝힌 데 이어, 13일에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갑질 의혹까지 공세를 넓혔다.

당 안팎에선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이같은 한 전 대표의 '메시지 정치'가 당권 도전을 위한 몸 풀기라는 해석도 나오지만, 그 뿐 한 전 대표는 경쟁자들과 같이 공석이나 사석에서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며 출마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드러내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다.

복수의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아직 출마 여부를 확정짓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다만 주목할 점은 측근 대부분이 '불출마'를 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핵심 변수는 '당선 가능성'이다. 대선 경선 패배 전후로 한 전 대표는 측근들과 함께 '당원 배가 운동'을 벌인 바 있는데, 실제 성과와는 별개로 친윤(친윤석열)계의 결집 가능성이 부담 요소다. '탄핵안 가결은 한동훈 때문'이라는 생각을 가진 친윤계가 전대를 앞두고 유력 주자인 김 전 장관을 중심으로 '반한(반한동훈) 연대'를 형성하면 결국 대선 경선에 이어 '세 부족'만 절감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5차 전당대회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당선 이후'에 대한 고민도 크다. 한 전 대표가 친윤계의 비토를 뚫고 당원의 힘으로 당선돼도, 당 개혁 과정에서 '1기 체제'와 같이 친윤 최고위원들이 집단으로 제동을 걸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윤희숙 혁신위원회가 최근 빼든 '최고위 폐지 및 중앙당무위 신설' 카드는 지도부를 당대표가 지명한 인사로 채울 수 있다는 점에서 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전대를 기점으로 세가 쪼그라들 것을 우려하고 있는 친윤계 송언석 현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3대 특검'의 칼날이 친윤계 의원들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도 한 전 대표로서는 쉽지 않은 과제다. 현재 김선교 의원이 양평고속도로 의혹으로 김건희 특검에 의해 출국금지됐고, 윤상현 의원이 윤 전 대통령 내외 재보선 공천 개입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받은 데 이어, 임종득 의원도 채상병 특검에 국가안보실 2차장 재직 당시 VIP 격노설 관련으로 압수수색을 받은 상태다.

향후 내란특검도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 등으로 국민의힘을 전방위적으로 수사할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앞장서서 막았다고 주장하는 한 전 대표가 특검 수사에 대해 당대표로 입장 정리를 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금도 친한계는 윤 전 대통령 체포를 막은 친윤계에 대한 인적청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당대표로 사정 정국을 이끌면 일단 의원들을 '보호'도 하며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 만큼 소신껏 당 쇄신 작업을 펼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당내 친한계 인사들은 한 전 대표에게 내년 지방선거 이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등을 통한 복귀를 조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 정국이 그대로 지속되면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한 전 대표가 이같은 악조건을 알고 있음에도 '출마'를 막판까지 고민하는 이유는 현재 수렁에 빠진 당을 살릴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라는 전언이다. 한 친한계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전 대표도 내부 '불출마' 여론이 절대 우세하다는 걸 알고 있다"며 "기질상 '내가 개인적으로 손해보더라도 나가야하는 것 아니냐'는 정의감이 굉장히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조경태 의원의 출마가 한 전 대표의 불출마를 전제로 한 사전 조율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조 의원과 친한계 모두 "별도의 교통정리는 없었다"고 선을 긋는 상황이다. 한 친한계 인사는 "전당대회 일정이 확정되고 김 전 장관이 공식 출마를 선언하면, 그에 맞춰 한 전 대표도 입장을 정리해 밝힐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5차 전당대회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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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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