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경기전망 4년만에 최고인데⋯속앓이 하는 '이곳'


[유통 인사이트] 대형마트, '나홀로' 경기전망 기준선 미달
초저가 할인 속 수익성 낮은데 소비쿠폰 사용처로도 제외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올해 3분기 유통업계를 둘러싼 경기 지표에 모처럼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소매유통 기업들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다. 하지만 대형마트는 유일하게 기준치를 밑도는 전망치가 나오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주요 대형마트들은 장바구니 물가가 고공행진 하는 상황에서도 초저가 경쟁에 나서며 시선을 끌고 있는데, 할인 폭을 키운 탓에 수익성에는 정작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데다 전국민 소비쿠폰 사용처에서도 배제되며 소외된 상태다.

7월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는 모습. [사진=진광찬 기자]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발표한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3분기 전망치는 102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75)와 비교하면 27p 급등한 수치로, 2021년 3분기(106) 이후 4년 만에 기준치(100)를 상회하는 것이다. 해당 수치는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업태별로 보면 대형마트는 이번 조사에서 RBSI 89를 기록하며 유일하게 100을 넘기지 못했다. 유독 대형마트만 3분기 전망이 부진한 이유는 복합적이겠으나 오는 21일부터 지급 예정인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빠진 게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지급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전통시장 점포에 기존 골목경제 소비 활성화를 위한 온누리상품권 가맹 팻말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대형마트의 더딘 회복세를 소비쿠폰 영향으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마트와 마찬가지로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없는 백화점·온라인쇼핑몰에서는 해당 지표가 개선되고 있어서다.

같은 기간 편의점은 71에서 108로 뛰며 가장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여름 휴가철 유동 인구 증가에 따른 음료와 간편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소비쿠폰 주 사용처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온라인 쇼핑은 항공·숙박 등 계절적 수요 기대감으로 해당 조사에서 105를 기록했다. 백화점과 슈퍼마켓도 각각 기준치를 회복했다.

업계에서는 대형마트 전망에 대해 구조적인 한계 속 온라인 채널, 슈퍼마켓 등 경쟁심화로 인한 부담이 작용했다고 진단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사용처에서 제외되면서 매출이 많게는 15% 수준 감소한 사례가 있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비 여력이 살아나면 좋겠지만, 당장 매출 방어가 급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할인 품목인 삼겹살을 고르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대형마트들은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체적인 파격 할인을 앞세워 고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이달 초에는 3000원대 치킨, 800원대 삼겹살 등 극단적인 할인 경쟁이 확산하며 일부 매장에서 '오픈런'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실제로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는 이달 첫 주 동시다발 진행한 행사 기간 할인 품목을 중심으로 각 사의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큰 폭의 할인을 위해 판촉 비용 등을 크게 지출한 만큼 수익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일시적인 할인 행사가 끝나면 평상시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진다는 우려도 있다.

이런 가운데 대형마트 업계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오는 17일부터 내달 6일까지 진행하는 여름 휴가철 농축산물 할인 지원 사업에도 선봉에 섰다. 여름철 수요가 많은 농축산물을 최대 40% 싸게 판매하는데, 업체들은 정부 지원에 더해 자체 할인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대형마트가 할인의 주체로만 인식되고 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마저 나온다. 휴일 의무휴업 등 10년 넘게 묵은 각종 규제에 더해 정부 정책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것이다.

다만 얼어붙은 내수가 녹으면 소비자들에게 가장 익숙한 대형마트가 효과를 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추경 등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에 시장의 낮은 기대를 넘어서는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경기전망 4년만에 최고인데⋯속앓이 하는 '이곳'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