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확대되면 국내 스마트폰·TV 사업에는 큰 영향이 없지만, 대형 생활가전은 국내 생산이 줄어들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산업연구원이 18일 발표한 '미국 관세 정책이 가전·스마트폰 산업에 끼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살펴보면, TV와 스마트폰은 미국 내 생산이 매우 어려워 특별히 우리 기업만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특히 스마트폰은 미국이 사실상 전량 수입하는 품목 중 하나다. 미국의 지난해 스마트폰 수입액은 510억 달러(약 70조179억원)에 달하며, 414억 달러의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TV(111억 달러), 냉장고(71억 달러), 세탁기(16억 달러), 에어컨(11억 달러) 등 대형 가전의 무역적자보다 배 이상 큰 금액이다.
미국은 이 같은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주요 수입국인 중국, 베트남, 태국, 인도, 한국 등에 고율의 상호관세를 예고한 상태다. 이들 국가가 부과받은 관세는 다음달 9일 발효를 앞두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최소 10% 이상 관세 부과로 한국 기업의 최대 수요처인 미국 시장이 위축되고, 미국향 매출이 많은 기업을 중심으로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면서도 TV와 스마트폰은 미국이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부정적 요인이 낮다고 봤다.
TV와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미국 내 공장이 없는 만큼, 한국과 미국 기업 모두 비슷한 관세율을 적용받는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한국과 미국 기업 모두 인도를 (스마트폰의) 주요 생산 지역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고, 서로 비슷한 관세율을 적용받으며 미국 시장 내 경쟁 구도에 끼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세 부과로 인한 미국 시장 내 가격 경쟁 심화로 단기적인 매출과 수익이 감소할 우려는 있지만, 큰 부정적 요인은 낮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G7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d28034d51df026.jpg)
냉장고·세탁기·에어컨의 경우 미국 또는 관세율이 낮은 중남미 지역에서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대형 가전의 경우, 주요 기업들이 미국 내 생산 확대를 검토하고 있으며 중남미 생산도 증가할 것"이라며 "한국 생산 물량의 해외 이전 가능성이 있고, 이는 국내 생산·수출에 상당히 부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전자는 경남 창원에 가전 생산 공장을, 삼성전자는 광주광역시에 가전을 생산하는데 중남미나 미국 현지로 생산 물량을 일부 이동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기업 외에도 국내에서 가전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중소·중견 기업들의 타격도 예상된다.
미국 내 생산기반을 갖춘 월풀과 GE가 관세 영향을 적게 받으며 가격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도 봤다.
다만 보고서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54%(현재 30%) 추가 관세를 예고한 점은 한국 기업의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하락하지만, 글로벌 생산 거점을 활용할 수있는 한국은 상대적으로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그러면서도 "중국 기업들이 미국 대신 유럽, 아시아, 중동 등으로 진출을 확대하면서 미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라며 "대(對) 중국 차별화 전략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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