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효진 기자]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들이 대거 구금되는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한국 사회에 충격과 분노가 확산하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하고 있다. [사진=ICE 홈페이지 영상 갈무리]](https://image.inews24.com/v1/dd70cbd920892e.jpg)
8일(현지시간) WP는 서울발 기사를 통해 '한국은 이번 사태를 동맹정신에 어긋나는 특이하고 충동적이며 모순적인 행동으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한국 내 대미 정서를 조명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지난 4일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한 노동자 475명을 체포한 바 있다.
WP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의 관세협상 결과로 3500억달러(약 487조원) 규모의 대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를 약속한 시점에서 이번 일은 한국 전반에 충격파를 안겼다고 짚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백악관에서 이뤄진 조지아 배터리 공장을 비롯한 현대차그룹의 미국 투자 발표에 "아름답다"고 추켜세웠던 일을 언급하며, 이번 단속에서 한국인 직원들이 쇠사슬과 밧줄 등으로 묶인 채 끌려 나오는 장면은 아름다움과는 전혀 거리가 먼 것이었다고 꼬집었다.
최종건 전 외교차관은 WP에 "정말 할 말을 잃었고 화가 난다"며 "우리는 미국에서 많은 돈을 쓰고 있는데, 뺨을 맞은 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미국의 산업 활성화에 일조하기 위해 거기에 갔고, 공장이 세워지면 해당 인프라는 미국인들의 고용을 증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가 목격한 것은 한국인들이 수갑을 차고 마치 테러리스트나 깡패 집단처럼 취급받는 것이었다"고 했다.
WP는 이번 사태가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으로 한미 간 긴장이 완화되는 듯한 시점에 불거져 한국 사회에 예상치 못한 충격을 안겼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만을 비롯한 다른 나라도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는 상황에서 왜 한국이 투자한 공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이민 단속 표적이 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WP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규모 투자를 요구하는 한편 이민 단속으로 투자 회사들을 위협하고 있는 '이중 잣대'를 비판하면서, 이런 행위가 양국 관계를 훼손하고 있다는 한국 언론의 반응도 함께 전했다.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에서 "미국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재발 방지를 미국에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효진 기자(newhjne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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