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 도피 의혹을 받고 있는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30일 순직해병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에 피의자 신분으로 불려나와 조사를 받았다.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30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호주 도피 의혹과 관련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9.30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cf90f6570c5f58.jpg)
심 전 총장은 이날 오전 9시 55분 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서울 서초동에 있는 특검팀 사무실로 출석했다. 이 전 장관의 출국 금지와 해제에 관여했는지, 대통령실과의 교감이 있었는지 등에 대한 취재진 질문이 쏟아졌지만 그는 굳은 표정에 아무 대답 없이 조사실로 서둘러 들어갔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조사는 10시간 가량 강도 높게 이어졌다. 특검팀은 오후 8시쯤 "심 전 총장이 조서를 열람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심 전 총장은 법무부 차관으로 재직 중이던 2024년 3월,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 해제와 출국 과정에 부당하게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이 전 장관은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한 수사외압 의혹으로 2023년 7월부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선상에 올랐다. 공수처는 그해 12월 법무부에 이 전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요청했다.
수사가 진행되는 사이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4일 이 전 장관을 주호주 대사로 전격임명했다. 한달 뒤 치러지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자신과 여당에 불리한 현안을 숨기기 위해 피의자 신분인 이 전 장관을 무리하게 임명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전 장관이 같은달 6일 출국금지에 대한 이의신청을 제출했다. 그런데 법무부가 이를 인정해 출국금지를 해제하면서 이 전 장관이 호주로 출국했다. 22대 총선 한달 전으로 모두 2일 간격으로 이뤄진 일이다.
특검팀은 지난 8월 4일 심 전 총장의 휴대전화와 차량 등을 압수수색했다. 참고인 조사에서는 당시 법무부장관이었던 박성재 전 장관과 심 전 차관이 법무부 실무자에게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하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는 언질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날 심 전 총장을 상대로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 조치가 갑자기 해제된 경위와 출국금지 해제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또는 대통령실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장관도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심 전 총장은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과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수사도 받고 있다. 내란 특검팀은 올해 3월, 심 전 총장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 후 즉시항고를 포기한 것을 두고 고의로 석방되도록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당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 본부는 심 전 총장에게 즉시항고해야 한다는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다. 그러나 대검찰청은 "검찰은 인신구속과 관련된 즉시항고를 위헌으로 판단한 헌법재판소의 종전 결정 취지를 존중한다"고 했다.
심 전 총장은 계엄 합동수사본부와 계엄군이 점령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검사들을 파견하라는 박 전 장관의 지시를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러나 심 전 총장 퇴임 전 대검은 "파견 요청을 받거나 파견한 사실이 없고, 어느 기관으로부터도 계엄과 관련한 파견요청을 받거나 파견한 사실이 없다"고 의혹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내란 특검팀은 심 전 총장을 지난달 21일 불러 17시간 넘는 밤샘조사를 벌인 뒤 돌려 보냈다.
대통령실과의 교감으로 김건희 여사의 범죄를 덮으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특검팀은 심 전 총장이 김주현 전 민정수석과 2024년 10월 10일과 11일 두차례 비화폰으로 통화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 통화 후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명품가방 수수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심 전 총장은 대검을 통해 김 전 수석과 '비화폰 통화'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검찰 정책과 행정에 관한 통화였지 검찰 사건과 관련해 통화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 지휘권이 배제된 사건이었으므로 관련 논의를 진행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명태균 게이트' 사건에도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당시 언론보도가 되고 있었으나 이와 관련해 통화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심 총장은) 수사팀을 강화해 수사를 진행했다"고 반박한 바 있다. 김건희 특검팀은 조만간 심 전 총장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