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인공지능(AI)을 갖춘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처럼 일하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걷고 뛰고 공중제비를 돌고 물구나무를 서는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등장했지만, 결국 사람처럼 일하려면 정교한 손을 갖춰야 한다.
![에이딘로보틱스의 인간형 로봇핸드가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부드럽게 움직이는 모습. [사진=박지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e7bc53f23dcb28.gif)
'로봇 핸드'의 중요성은 세계 로봇 기술을 이끌고 있는 테슬라, 피규어AI 등도 일찌감치 주목했다.
테슬라는 22자유도(DoF·Degree of Freedom)를 갖춘 손이 달린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사람과 공놀이를 즐기는 장면을 공개했다. 사람이 여러 방향으로 던진 공을 옵티머스가 손목,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여 잡아내는 장면은 테크업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피규어AI는 지난달 2세대 휴머노이드 모델이 수건을 개는 영상을 유튜브 채널 등에 게재했다. 아직 수건을 개는 손끝이 사람처럼 야무지진 않지만, '가장 귀찮은 집안일'인 빨래개기를 로봇이 대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선 에이딘로보틱스, 로보티즈, 테솔로 등이 로봇핸드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이들 가운데 로봇 관절에 이어 로봇 핸드 시장에 도전장을 낸 에이딘로보틱스를 만나봤다.
로봇 관절·센서 이어 '인간형 로봇핸드' 만든 에이딘로보틱스
![에이딘로보틱스의 인간형 로봇핸드가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부드럽게 움직이는 모습. [사진=박지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1369321c444bbf.jpg)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 로봇·기계학습 학술대회에서 만난 에이딘로보틱스 김용범 연구소장은 "우리가 살고 있는 3차원 세상의 여러 정보를 로봇핸드가 인식할 수 있도록 '힘 센싱(Force Sensing) 및 제어 기술'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날 전시된 에이딘로보틱스의 인간형 로봇핸드는 다섯 손가락을 부드럽게 움직이거나, 손끝에 가해지는 압력과 무게를 인식할 수 있는 제품들이었다.
사람 손에 지문이 있듯, 에이딘로보틱스의 인간형 로봇핸드에는 자체 개발한 초소형 6축 힘·토크센서가 탑재된 게 특징이다.
이 센서를 손끝으로 누를 때마다 힘의 강도와 시간 등을 3차원 그래프로 볼 수도 있었다.
김용범 소장은 "로봇은 물체의 강도, 무게, 크기 등을 센서로 인식해야 적절한 힘으로 물건을 잡을 수 있다"며 "힘 토크 센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3차원 세상의 여러 정보를 인식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로봇이 물이 가득 담긴 종이컵을 손으로 들어올리려면 '종이컵이 구겨지지 않을 정도의 힘'으로 '물이 넘치지 않는 각도'를 계산해 행동에 옮겨야 한다.
에이딘로보틱스의 로봇핸드는 손에 쥔 물체의 무게 변화도 인식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김 소장은 "손에 든 컵에 물을 따른다면, 무게가 점점 무거워지고 사람은 여기에 맞춰 힘을 더한다. 하지만 로봇은 센서를 통해 이 무게의 변화를 인식하는 식"이라며 "데이터의 변화에 맞춰 움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딘로보틱스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손 부위에 장착해 촉각을 느끼게 해주는 '택타일 센서'(Tactile Sensor)도 함께 전시했다.
이 센서는 보다 정밀한 힘 측정과 빠른 반응 속도가 가능하도록 돕는다. 여러 센상 셀이 물체 접촉 위치, 힘의 분포를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이다.
![에이딘로보틱스의 인간형 로봇핸드가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부드럽게 움직이는 모습. [사진=박지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ca5444bd72ac7c.gif)
로봇핸드는 단순한 '집게'(Gripper·그리퍼) 방식과 '다(多) 자유도 인공 손'(Dexterous Anthropomorphic Hand)까지 기술적 범위가 넓다.
에이딘로보틱스는 섬세하고 복잡한 동작이 가능한 링키지 드리븐(Linkage-driven) 방식을 택했다. 손의 자유도는 손가락이 3DoF, 손은 15DoF다.
링키지 드리븐 방식은 기계적인 링크 메커니즘을 이용해 구동기의 움직임을 원하는 관절의 움직임으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설계 복잡성이 높지만, 정확하고 예측가능한 동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김 소장은 "최근에 저희 제품처럼 소형으로 제작된 로봇핸드나 센서를 탑재한 제품들이 더 많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연구소나 아마존 로보틱스, 삼성 등에 판매됐는데, 상업 현장에서 더 많이 쓰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로봇핸드 시장 가파른 성장세
휴머노이드 로봇의 적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로봇핸드 시장도 덩달아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텔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로봇핸드 시장은 지난해 9200만 달러(1291억원) 수준이며, 오는 2032년까지 6억9600만 달러(9772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에선 에이딘로보틱스 외에도 로보티즈, 테솔로 등이 로봇 손 연구에 한창이다.
산업 현장에서는 정밀한 부품 조립, 검사, 분류 등에 로봇핸드가 적용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 분야나 재활·보조기구로 로봇핸드, 로봇발목 등이 사용될 가능성도 높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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