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D-1'…관세 협상 '세 가지' 예상 시나리오[여의뷰]

[아이뉴스24 문장원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양국 관세 협상 전망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간 담판으로 인한 '안보·관세 통합 딜'부터, 이미 합의를 이룬 안보 분야만 우선 발표하는 '안보 딜', 아무런 성과 없이 빈손으로 돌아가는 '노 딜' 등이 언급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28일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주요 참모진으로부터 관세 협상 현황과 주요 국정 관련 보고를 받으며 한미 정상회담 준비에 매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오는 29일 국빈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경주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이 지난 16일과 21일 일주일 사이 두 번이나 미국 워싱턴 D.C.로 날아가며 APEC 정상회의 직전 최종 합의를 위해 노력했지만, 여전히 몇 가지 핵심 쟁점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다.

핵심은 미국의 우리 측에 요구하는 현금 투자 비율이다. '전액 선불 현금'에서 어느 정도 양보를 받아냈지만 분할 투자 기간, 일정 및 손실 분담과 배당금 분배 문제 등에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의 정치적 결단을 통해 협상을 매듭짓는 것이다. 즉흥적이고 승부사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기질상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톱다운' 방식으로 '안보·관세 패키지 딜'을 발표하는 시나리오다.

관세 협상이 불발되더라도 지난 8월 1차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안보 딜'만 발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팩트시트(핵심 내용을 정리한 문서) 작업을 해왔고, 안보 분야는 대체로 그런 문구들이 공통으로 양해돼 있다"며 "관세 분야에서 공통의 문서로 이르지 못한 것이다. 그게 나오면 (안보·관세 패키지 딜)다 되는 것"이라고 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별도 합의 사항 발표가 없는 '노 딜'이다. APEC 정상회의 이후에도 지난한 한미 관세 협상 후속 조치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미 측은 '안보·관세 패키지 딜' 발표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안보 분야 합의를 이뤄 놓은 상태지만 미국이 '안보 딜'마저 거부하면 결국 한미 정상 모두 빈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는 마지막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관측이 많다. 이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미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 관세 협상 상황을 놓고 "모든 주요 세부 사항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투자 방식, 투자금, 투자 일정, 손실 분담 및 이익 배분 방식 등이 모두 쟁점으로 남아 있다"며 "약간의 견해차가 있지만 (타결) 지연이 꼭 실패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하며 사실상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타결되기 어려움을 인정했다.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도 APEC 정상회의 계기 타결 가능성에 "이번에 바로 타결되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베센트 미 재무장관 역시 지난 27일(현지 시각)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최종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완전히 끝날 것 같진 않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