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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투자 '패키지 합의'…교역 질서 재정비 착수


공동 팩트시트 발표, '전략적 투자 MOU와·관세 인하' 문서화
양국 '교역 불확실성' 줄이고 '호혜적 무역 확대' 기반 마련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한미 관세협상이 14일 최종 타결됐다. 한국은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업 협력과 20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고, 미국은 한국산 제품에 사실상 15%의 관세 상한을 적용하기로 했다. 자동차·반도체·의약품 등과 관련된 미국 무역확장법 제232조(232조) 관세는 추가로 완화하거나 철폐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사진=연합뉴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사진=연합뉴스]

이번 공동 팩트시트는 전략적 투자 MOU와 관세 인하 등 양국 간 합의 사항을 문서화해 명확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주요 비관세 분야에 대한 원칙적 합의도 도출해 양국 교역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호혜적 무역 확대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통상 분야 합의는 △핵심 산업 재건 및 확장 △외환시장 안정 △상호 무역 촉진 △농업 분야 △경제적 번영 수호 등 5개 섹션으로 구성돼 있다.

'핵심 산업 재건 및 확장' 섹션에는 양국 간 전략적 투자 MOU를 통한 투자 협력 확대와 이를 기반으로 한 관세 인하 등 관세 합의의 주요 내용이 담겼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양국이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 협력 투자와 전략적 투자 MOU에 따른 2000억 달러 투자를 통해 협력하기로 했다"며 "미국 측은 상호 관세를 15% 상한으로 적용하고, 현재 부과 중인 한국산 자동차 부품·목재 제품에 대한 제232조 관세율을 15%로 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향후 부과가 예고된 의약품 분야 제232조 관세는 최대 15%를 적용하고, 반도체 제232조 관세는 한국보다 교역 규모가 큰 국가와 미국이 합의할 경우 한국에는 이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부여하도록 했다"며 "사실상 주요 경쟁국인 대만 대비 불리하지 않은 조건에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7월 30일 관세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던 항공기 부품, 제네릭 의약품, 일부 천연자원 등에 대한 관세 철폐도 반영했다"고 했다.

외환시장 안정과 관련해서는 "이번 협상이 한국 외환시장 안정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충분히 논의했고, 시장 불안을 유발해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양국은 신뢰하는 파트너로서 연간 20억 달러의 자금 조달 상한을 설정하고,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될 경우 한국이 납입 시기나 조달 규모 조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했다. 또 "민간 부문의 투자·구매 등 상업적 교류 확대를 환영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지난 8월 정상회담에서 발표한 우리 기업들의 1500억 달러대 대미 직접투자와 대한항공의 보잉 항공기 103대 구매 발표를 재확인했다"며 "한국이 미국 상품 홍보를 위한 특별 전시회를 국내에서 개최해 양국 교역 확대를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고 설명했다.

'상호 무역 촉진' 섹션에는 자동차·농업·디지털 등 비관세 분야 협력 방안이 포함됐다. 김 실장은 "한미 FTA에 따라 미국산 자동차는 제작사별로 연간 5만 대까지 미국 안전기준을 충족할 경우 우리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양국은 이 상한을 폐지하는 데 합의했다"며 "다만 지난해 미국산 자동차 수입 대수가 약 4만700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농업 분야'와 관련해 김 실장은 "쌀·쇠고기 등 우리 농업의 민감성을 고려해 추가 시장 개방은 포함하지 않았으며, 협력과 소통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서는 망 사용료, 온라인 플랫폼 규제 등 디지털 법·제도에서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김 실장은 "비관세 분야 합의에 대해서는 연내 한미 FTA 장관급 공동위원회를 열어 이행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제적 번영 수호' 섹션에는 관세 회피 방지, 불공정 관행 대응, 투자 안보 심사 강화 등 지속적 협력 방안이 담겼다.

김 실장은 "농업 시장 개방 등 우리 측에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는 사항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한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과 우리 기업 모두에 도움이 될 제도 개선 방안도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략적 투자 MOU는 조만간 서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관세 인하 관련 구체적 조치도 미국 측과 협의 중"이라며 "곧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비관세 분야 이행을 위한 한미 FTA 공동위원회 개최 등 구체적 절차는 통상교섭본부와 미국 무역대표부 간 지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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