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108(범여) :192(범야). 여당인 국민의힘은 현재 의석수 수준을 유지하게 됐지만, '여소야대' 정국이 5년 내내 이어지게 되면서 '참패'라는 평가가 불가피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같은 결과가 나오게 된 데는 '콘크리트 지지층' 결집에만 주력했던 정부·여당의 전략 부재가 꼽힌다.
지난 10일 저녁 발표된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세부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이 전국선거(20대 대통령선거·8회 지방선거) 2연승 이후 이번 총선에서 패배하게 된 데는 '캐스팅보트' 집단으로 불리는 20~30대 남성 민심의 이반이 주효했다는 평가다.(본투표일인 10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2000여개 투표소에서 투표자 약 5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 진행, 출구 조사는 입소스주식회사와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 3개 조사기관 참여,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최소 ±2.9%~최대 ±7.4%p)
정치권에서는 세대·성별별로 통상 20~30대 여성과 40~50대 남성·여성은 진보 정당, 60대 이상 남성·여성은 보수 정당에게 고정적으로 표를 준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다만 20~30대 남성의 경우는 그간 정책 이슈나 정치 상황에 따라 표심이 바뀔 때가 잦았다.
이같은 흐름은 이번 총선에서도 이어졌다.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20~30대 남성은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각각 31.5%와 29.3%가 투표했다. 반면 지난 대선 직후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남성의 58.7%, 30대 남성의 52.8%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표를 줬다.
윤 대통령 득표율과 국민의힘 득표율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2년여만에 정부여당을 향한 표심이 거의 절반이나 떨어져 나간 것이다. 이들의 표심은 윤석열 대과 국민의힘에 줄곧 날을 세워온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20대 남성 16.7%, 30대 남성 9.5%)으로 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부·여당이 총선 국면에서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 윤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 등 군·민생과 같은 바닥 민심과 밀접한 이슈에 대해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이들의 이탈을 부추겨, 여당 참패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원래 2~30대 남성들은 탈이념적"이라며 "이들이 지난번 대선 때 윤 대통령을 지지한 것은 '탈이념적 정책'을 많이 강조했던 이준석 현 개혁신당 대표가 국민의힘의 얼굴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여당의 실책으로 꼽히는 여러 일들은 그들에겐 '비상식의 연속'으로 느껴졌을 것"이라며 "이들에게 피로감만 안겨줬을 뿐"이라고 했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도 "전형적 스윙보터의 모습을 띠는 것이 20~30대"라며 "이들은 현재에 대해서 누가 더 큰 문제가 있는지를 투표에서 많이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또 "공정, 특히 '내로남불'이라는 가치가 훼손됐다고 생각하면 이들은 바로 등을 돌려버린다"며 "김건희 여사 논란과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 문제 (대응) 등이 높은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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