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미국 대선을 앞두고 글로벌 에너지 지형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대선 결과가 과거부터 이어오는 장기적인 에너지 흐름을 바꾸지 못 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특정 후보 당선에 따라 정책이 소폭 변화하겠지만 탈탄소, RE100 등 큰 틀의 기조는 유지될 것이란 설명이다.
엄지용 한국과학기술원(KAIST)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장은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아이포럼 2024'에서 '미 대선 이후 한국 에너지 산업 대응 전략'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50%에서 52%까지 줄이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청정 에너지 확대를 골자로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역시 바이든 대통령의 작품이다.
엄 원장은 "미국은 청정 산업에 대해서는 일단 꾸준하게 열심히 투자를 해왔다"면서 "현재 상황에서 미국은 청정 에너지 전환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엄 원장은 "해리스 부통령은 '기후변화는 존재론적인 위협이다'라고 얘기를 했었다"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고 법무부 장관 재직 당시 한 석유 회사를 환경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던 이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엄 원장은 이를 근거로 해리스 부통령 당선 시에 IRA법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시에 재생에너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해리스 후보 당선 시) 미국이 갖고 있는 글로벌 에너지 리더십을 지금 현재보다 더욱 더 강화해 나갈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전망했다.
엄 원장은 반면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경우 미국의 기존 청정 에너지 정책이 대거 후퇴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를 사기라고 보는 사람이다"면서 "특히 IRA를 사회주의적인 그린 뉴딜이다고까지 폄하를 한 바 있고, 최근 헤리티지 재단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 당선 시 기후 관련된 규제를 철회할 가능성이 커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엄 원장은 해리스 부통령 당선 시엔 전기차, 배터리, 청정 에너지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 기회가 예상된다고 전망한 반면 트럼프 후보 당선 시 미국의 화석 연료 의존성이 높아지고 파리 기후변화 협정 역시 탈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IRA가 폐기될 가능성은 낮다고 언급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대응 노력이 조금 더 늦춰질 것으로 보일 수는 있지만 IRA가 낮다"면서 "행정부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영역인 세금 공제 영역에 대해서만 축소가 예상이 된다"고 짚었다.
엄 원장은 미 대선 이후 국내 에너지 산업의 대응책으로 ▲공급망 다변화 ▲각 후보 당선에 따른 대응 전략 ▲현지화 전략 등을 꼽았다.
그는 "트럼프가 재선이 되어도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받지 못할 것이고 대선 이후 글로벌 에너지 가격 변동, 탄소 변화 규제 변화 등의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를 할 것"이라면서 "결국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나가고 중동 유럽 아시아로 공급망 확대를 통해 해서 위험을 분산 시켜야 한다"며 "이것은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일관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하는 전략"이라고 부연했다.
또 엄 원장은 "대선 결과에 무관하게 미국 내 생산 비율을 확대해 나가고 현지화 전략을 통해서 공급망 기업을 관리를 해야 된다"면서 "대선 결과와는 별개로 기업의 탄소 배출 저감과 ESG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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