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정훈 기자] 가을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뜨거운 햇살이다. 사상 유례 없는 역대급 폭염을 경험했고 벌써부터 내년 여름을 걱정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35도를 오르내리는 찜통 더위가 반복됐으니 말 다했다. 중하순까지 폭염 특보가 이어지자 추석 연휴엔 민소매 차림의 이색 풍경마저 연출 됐다.
지난 9월 날씨가 전무후무였다는 기상청의 공식 분석은 이를 뒷바침한다. 전국 평균 기온이 24.7도로 평년보다 4.2도 높아 역대 9월 중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됐다.
올해 총 열대야 일수는 24.5일로 평년(6.6일)의 네 배에 육박해 기상청 통계 분석 이래 최다였다. 폭염 뒤 찾아온 호우도 이른바 역대급이다. 지난달 전국에 내린 평균 강수량은 총 241mm로 평년 대비 절반 이상 많았다.
기상청은 이상 폭염과 호우 원인이 정체 전선과 열대저압부 영향이 겹친 데다 9월에도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최근 10년 사이 최고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기후 변화로 인한 여름철 재해가 9월까지 이어지는 날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덥고 길었던 폭염 영향으로 올해 온열질환자 발생 수는 2018년 이후 최다로 집계됐다.
전기 요금이 오르고 야채 값이 폭등하고 수돗물 생산이 역대급을 찍었다. 도시 철도 냉방 민원 역시 급증했다. 폭염이 낳은 이상 현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인천지역 오존주의보 발령 횟수도 늘어났다. 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올해 오존 예·경보제를 운영한 결과 21일 동안 총 45회나 발령됐다. 전년(13일 27회) 대비 증가한 수치다. 서울 등 수도권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관찰된 현상이다.
주요 원인은 지난 1973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여름 평균 기온과 일사량 증가 등 고농도 오존 생성에 유리한 기상 조건이 형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오존은 자동차, 사업장, 가정 등에서 직접 배출되는 1차 오염원이 아니다. 질소산화물(NOx)이나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햇빛에 의해 광화학 반응으로 생성되는 2차 오염물질이다.
마스크로 걸러지지 않는 오존은 호흡기 및 심장 질환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어린이, 노약자 등 민감군의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여름철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최근 추세를 고려해 내년부터 오존 예·경보제 운영 기간을 확대한다고 한다.
올 여름 역대급 무더위는 10월 하순을 앞둔 시점까지 식지 않았었다. 지난 18일 기준 제주 한낮 기온이 무려 31도에 달했기 때문이다. 11월의 문턱에 다다라서야 더위가 물러간 듯 하다.
기쁨도 잠시. 엎친 데 덮친 격 올 겨울 역대급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선 폭염의 여파로 보는 전문가들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계절 낭만은 잊은 지 오래다. 동장군의 기세가 또 얼마나 맹위를 떨칠지 걱정이 앞선다.
/인천=조정훈 기자(jjhji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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