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의 올해 임금·단체협상이 본격 진행되는 가운데 노사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발 관세 폭풍에 수익성이 악화되고, 수출 물량이 줄어드는 등 자동차 업계를 둘러싼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에서 "성과 공유"와 "미래 대비"라는 노사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사 대표가 지난 6월 18일 울산공장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상견례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1d521fa310fdf0.jpg)
이동석 현대자동차 대표이사는 26일 입장문을 내고 "우리 노사는 '대화와 협의'를 통해 교섭을 합리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지지와 성원을 이어갈 것인지, '대립과 갈등'의 모습으로 수년간 쌓아 온 좋은 이미지로 뒤로하고 과거로 회귀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이런 중대한 기로에서 노사 간 진정성 있는 논의를 이어 나가기 위해 노조에 '교섭재개'를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대차는 '글로벌 관세 전쟁'이라는 전례 없는 리스크 속에서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 극복의 활로 모색에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지금은 교섭을 원만히 마무리하고 생산, 판매, 서비스, 연구개발 등 현대차 모든 부문이 힘을 합해 위기 극복을 위해 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6월 18일 상견례 이후 17차례 교섭을 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사측이 별다른 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 13일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이어 지난 25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86.15%가 찬성하고, 중앙노동위원회의 교섭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며 현대차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기아 노사도 본협상을 진행 중이다. 오는 28일 3차 본교섭을 앞두고 있지만, 노사는 여전히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국내 사업장 철수설이 불거진 상태에서 노사 간 대립이 더욱 격화하고 있다. 지난 5월 말 첫 교섭 이후 7월까지 협상에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고, 지난달 10일 부터는 부분 파업에 들어간 상태다.
한국GM 노조는 올해 임단협 와중에 사측이 직영 서비스센터와 부평 유휴자산 매각 방침을 기습 발표하며 '철수설'이 부각되자 더욱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장 해고도 통보하면서 투쟁의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사측은 그동안 국내 사업장 철수설을 부인해 왔지만, 최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다시 철수설이 재부상하고 있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대표가 고용노동부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노란봉투법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해당 법이 처리되면) 본사로부터 (한국)사업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한국GM은 국내 생산물량의 약 90%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최근 신차 출시는 없이 GM의 소형 SUV를 중심으로 한 사실상 수출 기지로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지난 4월부터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25%(최근 15%로 낮춰 확정)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미국 시장 내 가격 경쟁력 약화와 국내 사업 철수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사 대표가 지난 6월 18일 울산공장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상견례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b624d1bf282e2f.jpg)
반면,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KGM)은 일찌감치 올해 임단협에 합의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22일 임단협에서 잠정 합의했고, 지난 25일 조인식을 가지며 국내 완성차 5사 중 가장 먼저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KGM도 지난달 30일 도출한 잠정 합의안이 노조 조합원 투표에서 가결되며 16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어갔다.
르노코리아는 최근 호조세를 이어가는 '그랑 콜레오스'에 이은 신차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KGM도 임단협 조기 타결을 기반으로 생산 안정성을 확보, 하반기 내실 다지기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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