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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호우·가뭄'…여름철 '뉴노멀' 되나 [지금은 기후위기]


기상청, ‘2025년 여름철 기후특성’ 발표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올해 여름은 폭염과 집중호우, 가뭄으로 복합 재난이 불어닥친 계절로 자리매김했다.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지구 가열화로 이 같은 복합 재난은 앞으로 더 잦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전 세계 날씨와 기상은 기후위기에 따른 ‘뉴노멀(새로운 기준)’ 시대를 맞고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기상청(청장 이미선)은 2025년 여름철(6~8월) 기후 특성과 원인에 대한 분석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올여름은 짧은 장마철과 이른 더위 시작, 무더위와 집중호우 반복이 주요 특징으로 꼽혔다.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25.7℃로 가장 더웠던 지난해(25.6℃)보다 0.1℃ 높아 역대 최고 1위를 경신했다. 평년보다 2.0℃ 높았다. 6월 말부터 이른 더위가 나타나 8월 하순까지 지속됐다.

폭염이 이어지던 날에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의 한 농로에서 농민들이 말린 깨를 털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폭염이 이어지던 날에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의 한 농로에서 농민들이 말린 깨를 털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마철 이후인 7월 말부터 본격 무더위가 시작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이례적으로 이보다 한 달가량 일찍 더위가 발생했다. 6월 29일부터 7월 10일까지 2주가량 전국 일평균기온은 1위(각 해당일 기준, 7월 4일은 2위)를 기록했다. 7월 8일에는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낮 최고기온이 40℃ 이상으로 오르는 등 한여름 날씨를 보였다.

7월 하순과 8월 중하순에는 낮 동안 기온이 크게 올랐다. 밤에도 높은 기온이 이어지며 밤낮으로 무더위가 이어졌다. 8월 18일부터 25일까지 전국 일평균기온은 1∼2위(각 해당일 기준, 21일, 23∼25일은 1위, 18∼20일, 22일은 2위)를 기록했다.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8월 23일) 이후에도 늦더위가 이어졌다.

8월 하순의 전국 평균기온도 27.8℃로 평년보다 3.9℃ 높아 역대 최고 1위를 갈아치웠다. 강릉, 대관령 등 13개 지점에서는 8월 하순 일최고기온 극값을 세웠다.

6월 말 이른 더위가 나타난 것은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과 대기 상층에서의 북반구 중위도 지역의 정체된 고기압 구조(CGT) 형성이 주요 원인이었다. 7월 하순부터는 티베트고기압의 영향도 더해지면서 기온이 더 상승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일찍 확장하고 여름철 동안 우리나라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 데에는 열대 서태평양의 대류 활동 강화와 북태평양의 높은 해수면온도가 원인이었던 분석됐다.

여름철 전국 폭염일수는 28.1일로 평년보다 17.5일 많았다, 남부지방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20개 지점(구미, 전주, 강릉 등)에서 관측 이래 가장 많은 폭염일수를 기록했다. 대관령은 관측 이래(1971년~) 처음으로 폭염이 발생했다.

전국 열대야일수는 15.5일로 평년보다 9.0일 많았다. 서울은 열대야일수가 평년(12.5일) 보다 3.5배가 넘는 46일로 관측 이래(1908년∼) 가장 많았다. 부산, 인천, 강릉, 속초, 목포, 청주에서도 관측 이래 열대야일수가 가장 많았다.

일반적으로 열대야는 7월 중순부터 시작되는데 올해는 더위가 일찍 시작하며 광주(6월 19일), 대전(6월 19일), 부산(7월 1일) 등 21개 지점에서 관측 이래 가장 이른 열대야가 기록됐다.

장마철 기간이 짧고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여름철 전국 강수일수는 29.3일로 평년보다 9.2일 적었다. 강수량은 619.7mm로 평년(727.3mm) 보다 85.1%로 적었다. 강수가 국지적으로 단시간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7월 중순과 8월 전반에는 극값을 경신하는 등 기록적 호우가 발생했다.

폭염이 이어지던 날에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의 한 농로에서 농민들이 말린 깨를 털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가 내리는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이동하고 있다. 국지성 집중호우가 올해 여름 많이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7월 16∼20일에는 중위도 파동 강화로 인한 상층 찬 공기를 동반한 기압골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아 전국적으로 200∼700mm의 매우 많은 비가 내렸다. 서산, 산청 등에서는 1시간 최다강수량이 100mm를 넘었다.

8월 전반의 경우 3∼4일에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충청 이남 지역에, 9~14일에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유입된 고온 다습한 공기와 상층 기압골에 동반된 찬 공기 사이에서 형성된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수도권, 강원영서, 남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서해상에서 강하게 발달한 구름대가 유입되며 3일에는 전남 무안과 함평, 13일에는 수도권북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단시간에 매우 강한 비가 내려 1시간 최다강수량이 100mm를 넘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빠르게 확장하여 올해 장맛비는 평년보다 일찍 시작되고 일찍 끝났다. 제주도는 6월 12일,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은 6월 19일에 장마철이 시작돼 평년보다 각각 7일, 6일, 4일 빨랐다.

제주도는 역대 가장 이른 6월 26일, 남부지방은 두 번째로 이른 7월 1일에 장마가 종료됐다. 장마철 기간이 각각 15일과 13일로 역대 두 번째로 짧았다.

기상가뭄(4월 19일~)이 지속 중인 강원영동 지역은 강수량이 232.5mm로 평년(679.3mm)의 34.2% 수준에 불과했다. 강수일수도 24.7일로 평년보다 18.3일 적었다. 여름철 강수량과 강수일수 모두 역대 최저치를 보였다.

폭염이 이어지던 날에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의 한 농로에서 농민들이 말린 깨를 털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는 강릉지역에서 소방차들이 운반해 온 물을 쏟아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른 지역은 정체전선과 저기압 등의 영향에 따라 국지적으로 단시간에 많은 비가 내렸는데 강원영동은 태백산맥으로 인한 지형효과로 강수량이 더욱 적었다. 여름철 동안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남서풍이 우세해 동풍 계열의 바람이 불지 않아 강수량이 매우 적었다.

한편 여름철 우리나라 주변 해역 해수면 온도는 23.8℃로 최근 10년 중 두 번째로 높았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올여름은 더위가 일찍 시작해 여전히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폭염과 호우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복합적 기상재해로 큰 피해와 어려움을 겪었다”며 “지역별로 폭염, 집중호우, 가뭄 등 여러 극한 현상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며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기상청은 기후변화로 달라지는 기상재해의 양상을 자세히 분석하고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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