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산재는 CEO 마인드 문제"⋯신임 식품산업협회장 '쓴소리' [현장]


15일 취임 간담회서 직격⋯"법 저촉 없더라도 위험한 설비는 바꿔야"
'GMO 완전 표시제'엔 반대 입장⋯"전부 소비자 가격 부담으로 이어져"
치솟는 먹거리 물가⋯"정부 입장 이해하지만 적자 보며 운영할 순 없어"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산업재해는 각 회사 CEO들의 마인드가 원인입니다."

지난달 취임한 박진선 한국식품산업협회장이 15일 최근 식품 공장에서 잇따라 발생한 산재 사망사고와 관련해 쓴소리를 냈다. 기업의 애로사항을 부각하는 기업 단체장의 일반적인 목소리와 달라 주목된다.

박진선 한국식품산업협회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한국신품산업협회 본관 대교육장에서 열린 취임 기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박진선 한국식품산업협회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한국신품산업협회 본관 대교육장에서 열린 취임 기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박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한국신품산업협회 본관 대교육장에서 열린 취임 기념 간담회에서 "상대적으로 안전 문제에 신경 쓰지 않았던 과거의 마인드가 이어져 오고 있다. CEO뿐만 아니라 간부급 직원들도 중요한 일이란 인식이 별로 없다. 단순 기술적인 것으로는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자신이 대표인 샘표식품의 이천공장 소방 설비를 최신 기준에 맞게 교체한 것을 예로 들며 "이 공장은 1986년 준공돼 당시 소방법에 따라 지어졌다. 몇십 년 전 기준에 맞추는 것이 말이 되나 싶어 현재 법에 설비를 맞추기 위해 용역을 맡겼다"며 "실행하는 데 3년이 걸렸다. 회사 간부들이 지금까지 사고 난 적이 없는데 왜 손해를 보며 바꾸냐며 반발했고, 이들을 설득하는 기간이 3년이었다. (설비 교체가) 다 끝나고 나니 그들의 마인드도 바뀌었다. 이젠 법에 저촉되지 않더라도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설비를 바꿔 보수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대재해처벌법도 이러한 마인드가 바뀌지 않으니 강제적으로라도 하게 하려고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며 "협회가 여러가지 활동을 통해 이러한 마인드를 갖출 수 있게 주도하려고 하는데 충분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또 박 회장은 유전자변형식품(GMO) 완전 표시제를 도입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선 "전부 소비자 가격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GMO는 유전자변형 농산물 등을 원재료로 하거나, 이를 이용해 제조·가공한 식품을 말한다. 현행법에서는 최종 제품에 GMO 유전자나 단백질이 남아 있는 경우에만 표시 의무가 있다. 완전 표시제가 도입될 경우 원재료로 GMO를 사용한 식품일 경우 예외 없이 관련 내용을 표시해야 한다. 식품업계는 GMO 완전 표시제가 도입되면 과학적 위해성과 무관하게 소비자들이 GMO 사용 식품을 피하게 될 수 있고, 가격이 몇 배 이상 비싼 논GMO 원료 사용이 사실상 강제돼 연쇄적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박 회장은 "식약처 역시 GMO가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스탠스를 확고히 갖고 있다. 일부 소비자 단체에서 소비자 알권리 침해를 주장하는 건데, 식품 가격 인상을 초래할 수 있다"며 "GMO 규제는 EU에서 확산됐다. 자국 생산이 충분하니, 미국 등에서 저렴한 GMO 원료가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는 취지다. 국내와는 사정이 다르다. 강행할 경우 통상 마찰이 일어날 수 있고, 상대적으로 규제가 어려운 해외 제품에 국내 제품이 역차별 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치솟고 있는 먹거리 물가와 관련해선 난감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회장은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이 치솟고 있다. 기업들이 적자를 보며 운영할 수 없지 않나"며 "지난 정부에서 가격 규제를 엄청나게 받았다. 이번 정부에서는 좀 안 그랬으면 좋겠다. 소비자 물가를 생각하는 정부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생산성을 높여 원가 절감하는 것 외엔 기업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박 회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식품 대기업들의 역량이 엄청나게 커졌다. 과거에는 식품 안전 문제 해결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면, 지금은 그런 것은 기본으로 갖췄고 산업 자체가 발전되는 쪽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며 "협회는 이 과정에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정부에 건의하거나, 잘 돌아가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견, 중소기업들에게는 협회가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가교 역할까진 아니더라도, 작은 기업들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하지 않나"라며 "그래야 식품 산업이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들을 위한 서비스를 앞으로 하나씩 만들어가며 소통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산재는 CEO 마인드 문제"⋯신임 식품산업협회장 '쓴소리' [현장]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