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는 P-CAB(위산분비억제제) 계열 국산 치료제들이 중국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아직 시장 초기 단계인 만큼, 실적 개선과 글로벌 입지를 강화를 동시에 노리려는 전략이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사진=대웅제약 제공]](https://image.inews24.com/v1/e4a4d2cc8c4202.jpg)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최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GERD) 치료제 '펙수클루'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는 HK이노엔 '케이캡'에 이어 두 번째 중국 진출 사례다.
중국은 GERD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단일 국가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GERD 시장 규모는 3억3600만 달러(약 4700억원)로 추산되며, 2030년까지 4억5300만 달러(약 6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서구화된 식습관 확산으로 GERD 환자 역시 급증하는 추세다. 작년 유럽 시장은 14억8000만 달러(약 2조원)로 집계됐다.
여기에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도 현지 파트너사 리브존제약을 통해 '자큐보' 임상 3상을 마치고 NMPA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온코닉은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속한 허가 확보에 집중했으며, 그 결과 리브존제약은 3상을 7개월 만에 완료했다.
국내 P-CAB 개발사들이 중국에 집중하는 이유는 현지에서 시판 중인 P-CAB 약물이 소수이기 때문이다. 케이캡을 포함한 일본 다케다제약의 '다케캡'과 중국 케어파 파마슈티컬스의 '케버프라잔', 중국 시노르다 바이오메디신의 '시노프라잔' 등 4종에 불과하다.
특히 HK이노엔과 대웅제약, 온코닉은 국내에서 P-CAB 3파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약가인하 정책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성장세 제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국 시장 진출은 실적 개선과 글로벌 입지 강화를 동시에 노릴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
HK이노엔은 중국 시장 공략을 조기에 시작하며 기반을 다져왔다. 2015년 현지 소화기 전문 제약사 뤄신제약에 케이캡을 기술이전한 뒤, '타이신짠'이라는 브랜드로 시판 중이다. 현재 중국에서 미란성 식도염, 십이지장 궤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요법 등 세 가지 적응증을 확보했으며, 올해 1월에는 현지 의료보험에 등재돼 로열티 수익 확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사진=대웅제약 제공]](https://image.inews24.com/v1/88c550a48c7538.jpg)
펙수클루는 이번에 중국에서 역류성식도염 단일 적응증으로 허가를 받았다. 대웅제약은 긴 반감기에 따른 지속적인 산 분비 억제 효과를 바탕으로 야간속쓰림 개선 강점을 앞세워 신뢰받는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또 펙수클루는 P-CAB 계열 중 유일하게 '위산 역류에 따른 만성 기침 완화' 효능을 임상적으로 입증한 약물로, 치료 영역 확장 가능성에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내년 하반기 출시가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규제 당국이 혁신 의약품의 보험 등재 절차를 최적화하고 있다"며 "보험에 등재된 의약품은 3개월 이내 배분량이 조정돼 의료기관 공급이 보장되는 만큼, 제약사 입장에서는 수익 창출 속도가 빨라지는 구조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P-CAB 계열 제제는 기존 2세대 약물인 PPI(프로톤펌프저해제) 계열의 단점으로 꼽히는 느린 약효 발현과 짧은 반감기, 식전 복용 필요성 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빠른 약효 발현과 장시간 지속 효과를 바탕으로 환자 편의성과 치료 효율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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