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Boys, be ambitious!(젊은이여! 야망을 가져라)”
“Deputy Prime Minister, be confident!(부총리여! 자신감을 가져라)”
젊은이는 ‘야망’을 가져야 한다. 그 야망이 희망을 키우고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자양분이 되기 때문이다. 질풍노도의 젊은 시절을 지나 어느 정도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나이가 되면 야망은 ‘자신감’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재명정부는 집권하자마자 정부 조직을 개편하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부총리급으로 격상시켰다. 한 중앙부처가 ‘부총리’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선언에만 그치지 않는다. 정부조직법을 보면 부총리는 관련 정책에 관해 관계 중앙행정기관을 총괄·조정하는 역할이다.
과학기술 부총리는 앞으로 과학기술은 물론 이재명정부의 국정과제인 인공지능(AI)과 관련해 관계장관회의(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를 주재한다. 과학기술과 AI 정책을 총괄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맡았다는 점을 분명히 말해주고 있다.

지난 13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이재명정부 들어 첫 국정감사에 임했다. 첫 국정감사이고 기업체에 오래 근무하다 정무직 장관이 된 만큼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부총리라는 막중한 자리에 앉았다는 것도 ‘마음떨림’으로 제3자에게 전달되는 듯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의 여러 지적에 배 장관은 “알아보겠다”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등 신중한 모습이었다. 부총리로서 ‘그렇게 하겠다’ ‘추진하겠다’ ‘결정하겠다’ 등의 자신감 있는 발언은 조금 부족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과방위 위원들조차 “왜 이렇게 자신감이 없나”라고 지적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1976년 생인 배 부총리는 상대적으로 장관급 인사 중에서는 나이가 젊은 편이다. ‘젊은 나이’ 등이 걸림돌이 될 수는 없다. 21세기 지금 한국 사회는 ‘나이’ 등을 뛰어넘는, 이를 극복한, 하나의 성과를 이룬 이들이 사회적 중추 리더로 발돋움하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배경훈 부총리 겸 장관 발탁 배경을 두고 “배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 등으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고 말한 바 있다.
AI와 소프트웨어업계에서 배 부총리는 그 누구보다 앞서 나갔고, 새로운 길을 개척했으며, 폭넓은 지식을 갖춘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만큼 AI 등 관련 업계에 대한 배 부총리의 확신은 검증된 셈이다.
다만 확신은 있는데 자신감이 없다면 주도권을 뺏기기 마련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 전략이 있더라도 이를 적극 추진하려는 자신감이 결여되면 정책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본다면 13일 국정감사에서 이해민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조국혁신당)이 지적한 내용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이해민 의원은 “그동안 대통령 직속 위원회가 많았는데 그림만 그리고 책임지지 않는 위원회에 머물러 있었다”며 “AI 분야는 (이재명정부의 국정과제인 만큼) 돈이 몰릴 것이고, 예산조정권한은 물론 이를 관리 감독할 수 있는 부총리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림만 그리는 게 아니라 자신감 있게 책임지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 의원은 “과기 부총리에 대한 기대치가 그 어느 때보다 매우 높다”며 “부총리로서의 주도권을 행사하고 지나치다 할 정도로 관리를 하면서 과학기술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배 부총리는 ‘대교약졸(大巧若拙)’의 모습을 보였다. 진정한 고수나 대가는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조금은 서툴러 보일 수 있다는 의미이다.
대교약졸에서 이제 배 부총리는 ‘자승자강(自勝者强)’으로 나아가야 한다.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진정으로 강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과학기술 부총리로서 더 ‘자신감’ 있게 나서는 게 지금 배 부총리에 던져진 숙제 중 최우선 순위이다.
“Deputy Prime Minister, believe in yourself!(부총리여! 자신감을 가져라)”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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