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고물가로 굳게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할인 전쟁'이 정점에 치닫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부터 이커머스까지 각종 프로모션이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면서다.

같은 업태에서 비슷한 행사가 전개되면서 경쟁이 불가피한 가운데, 업계는 이번 할인 시즌이 4분기 실적과 연말 소비심리 회복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는 잇따라 연말 맞이 대형 행사에 돌입한다. 정부의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를 비롯한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 등 국내외 쇼핑 시즌이 동시에 겹치며 할인하지 않는 곳을 찾는 게 더 빠를 정도다.
먼저 백화점들은 겨울 패션, 대형가전 할인과 함께 체험 콘텐츠를 총동원하고 있다. 체류 시간을 늘려 쇼핑부터 식사, 여가까지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집객 효과가 뛰어난 크리스마스 마케팅에 일찌감치 돌입하며 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31일 주요 점포에서 '스위트 홀리데이'를 주제로 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공개했다. 본점과 잠실점에는 총 3만개 LED조명을 활용한 크리스마스 파사드를 설치했다. 오는 20일부터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잔디광장 일대에서 메인 행사 격인 '크리스마스 마켓'에 돌입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내부에 '크리스마스 공방'을 주제로 한 테마를 연출했다. 1차 관람 예약에서는 동시 접속자 약 4만5000명이 몰리며, 오픈 30분 만에 마감되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16일까지 CJ ENM과 협업해 강남점 오픈스테이지 등에서 '씨뮤 산타즈의 선물공장' 팝업 스토어를 연다. 여기에 '2025 쓱데이'를 통해 주요 계열사와 협업하는 등 소비자 접점을 늘린다. 여주·시흥·파주·부산 프리미엄 아울렛에서는 멀티브랜드 팩토리스토어를 통해 겨울 패션 아이템을 최대 80% 할인한다.
![유통업계가 전방위적인 할인 행사에 나서며 연말 소비심리 살리기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이마트 할인 행사 기간 삼겹살을 구매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진 모습. [사진=아이뉴스24 DB]](https://image.inews24.com/v1/a6abae3b2595fd.jpg)
대형마트들은 먹거리, 생필품 등을 초저가에 내걸며 가격 경쟁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6일부터 12일까지 '땡큐절' 2주차 행사를 진행한다. 1주차 행사에서 반값 한우, 킹크랩과 계란 등 초저가 품목이 인기를 끌며 일부 점포에서 오픈런이 생겼다. 이번 행사에서는 창사 이래 최초 냉장 연어 전 품목 반값 행사와 3000원대 통닭 등을 내걸었다.
홈플러스는 같은 기간 'BLACK 홈플런' 행사로 맞불을 놓는다. 지난달 30일부터 이어진 사전 행사에서는 옛날통닭 등 인기 제품들이 준비 물량 완판을 기록했다. 이어지는 이번 행사에도 오픈런을 이어가겠다며 삼겹살, 밀감 등을 특가에 내놓을 예정이다.
온라인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선두주자 쿠팡은 오는 9일까지 매년 두 차례만 선보이는 '와우빅세일'을 개최하고, 800여개 브랜드의 4만5000여개 상품을 할인한다.
G마켓과 11번가에서는 온라인 오픈런이 벌어지고 있다. G마켓은 재도약을 선언한 이후 첫 대형 할인 행사인 '빅스마일데이'를 진행 중인데, 매일 오전 10시 특가상품 30여종을 한정수량 판매한다. 가격 혜택 강화를 위해 할인쿠폰에만 550억원을 투입했다는 후문이다.
11번가도 같은 기간 '그랜드십일절'을 통해 1000만여개 상품을 온라인 최저가 수준으로 공수한다. 할인가 특정 시간대에 초특가 할인율을 앞세우는 딜 상품도 역대급 규모로 채웠는데, 인기 상품은 연이은 품절을 기록하고 있다.
![유통업계가 전방위적인 할인 행사에 나서며 연말 소비심리 살리기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이마트 할인 행사 기간 삼겹살을 구매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진 모습. [사진=아이뉴스24 DB]](https://image.inews24.com/v1/7f57ee364f6cbc.jpg)
업계가 전방위적인 행사에 나선 건 연말 소비 시장 분위기를 낙담하기 어려워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소매유통업 경기 전망지수(RBSI)는 87로 직전 분기(102) 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연말이면 소비자들이 몰리는 전통 강자 백화점(103)은 기준선을 웃돌았지만, 대형마트(81), 온라인쇼핑(87)은 모두 밑돌며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상이면 해당 분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부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약발이 떨어진 데다, 기저효과로 소비 위축이 심화하자 재빨리 불씨 살리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요 유통 업체들의 3분기 실적 레벨은 다소 아쉬운 편이지만, 소비심리 반등, 국내 주식 시장 강세, 방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을 감안하면 4분기에도 양호한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