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리모델링 사업은 골조와 뼈대만 남기고 철거한 후 이주를 해야 해 재건축에 못지않은 사업 기간이 걸리고, 비용 부담도 큽니다. 대안이 없을까 고민에서 신사업이 출발했습니다. 이주하지 않고 인허가 후 2년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아파트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합니다. 구독 경제를 활용해 금융부터 각종 서비스까지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이인기 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장은 6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디에이치갤러리에서 열린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주택사업본부의 신사업인 ‘더 뉴 하우스(THE NEW HOUSE)’를 이렇게 소개했다. 지난 6월 발표한 대수선 사업을 ‘더 뉴 하우스’라는 브랜드로 명명해 공식 발표한 것이다.
![이인기 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장이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디에이치갤러리에서 신사업 ‘더 뉴 하우스’를 설명하고 있다. 2025.11.06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52994286138f91.jpg)
현대건설의 더 뉴 하우스는 △이주 없이(No move) △간소한 절차로(Easy process) △2년 이내(Within two years)에 사업을 완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모델이다.
해당 사업은 구조 상태가 양호한 모든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한다. 그중에서도 재건축이 쉽지 않은 2000년대 초반 준공 아파트나, 신도시 및 지방의 시설이 부족하지만 유휴 부지가 있는 단지를 주 타깃으로 한다. 사업 추진 시 단지 외관 공사와 함께 단지 내 유휴 부지나 PTI 공간 등을 활용한 커뮤니티 시설 조성, 주차 로봇을 통한 주차 환경 개선 등을 추진할 수 있다.
![이인기 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장이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디에이치갤러리에서 신사업 ‘더 뉴 하우스’를 설명하고 있다. 2025.11.06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45d4de62086355.jpg)
이형덕 현대건설 리뉴얼신사업팀장은 “주거의 영속성 측면에서, 집에 거주하면서도 신축에 버금가게 바꿀 수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더 뉴 하우스’ 프로젝트가 시작됐다”며 “주거 환경 개선뿐 아니라 사회적·경제적·환경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단지의 기존 용적률 이내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입주자대표회의 주도 방식으로, 용적률을 초과할 경우 주택법에 따라 조합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진행하는 경우 입주자의 절반 이상 동의를 받아 관리규약을 변경하거나 장기수선계획을 조정해 사업을 추진한다. 공사는 거주 구역과 공사 구역을 단계별로 분리해 진행하며, 단지 공용부 중심의 환경 개선을 통해 주민들의 일상생활이 유지되도록 한다.
첫 사업지인 삼성동 힐스테이트 2차(2008년 입주, 926가구) 아파트의 경우, 올해 말 설계·공사비·주민 분담금 및 금융 지원 방안을 담은 사업계획을 정식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은 지난 6월 힐스테이트 2차 입주자대표회의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인기 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장이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디에이치갤러리에서 신사업 ‘더 뉴 하우스’를 설명하고 있다. 2025.11.06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8eb8b75288fb4f.jpg)
이 단지의 용적률은 277.63%로, 법적 용적률(279.45%)에 여유가 있어 남은 유휴 부지를 활용한 각종 시설 확충이 가능하다. 특히 지하 공간을 활용하면 용적률 변동 없이 커뮤니티 시설인 ‘H컬처클럽’을 확충할 수 있다. 공사는 최근 개발된 모듈러 공법을 활용해 공장에서 제작한 후 현장에서는 조립·설치 방식으로 진행한다.
부족한 주차 공간은 주차 로봇을 통해 기존 주차장의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개선한다. 주차 로봇을 활용할 경우, 기존 지하 주차공간 대비 최대 30%까지 주차 대수를 늘릴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공사비는 합리적인 수준이라는 게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이 팀장은 “단지 조건과 공사 범위에 따라 비용 규모가 달라지겠지만, (세대당) 1억원 미만으로 생각하면 된다”며 “이주로 인한 금융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아파트 가치를 높이기 위한 실질적 비용만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각 세대의 분담금은 현대건설이 제휴한 키움증권, 하나은행 등을 통한 금융 지원으로 완화할 수 있으며, 납부 방식도 분할·일시불 중 선택이 가능하다.
공사 완료 후 힐스테이트 2차는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THE H)’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팀장은 “타 브랜드 단지도 힐스테이트 기준을 충족하면 브랜드 변경이 가능하다”며 “디에이치 브랜드는 매우 엄격하고 제한적인 기준으로 적용할 예정이며, 대부분의 단지는 힐스테이트 브랜드로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신사업은 현대건설이 건설업계 최초로 도입하는 사업 모델로 업계의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이날 오후 현대건설은 신사업에 관심이 있는 주요 기관과 25개 사업지 관계자들에게 사업 모델을 공유했다.
노후 주택이지만 각종 규제와 추가 분담금 부담으로 정비사업 추진이 어려운 단지들에게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다가 어려움을 겪는 단지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예를 들어 현대건설이 수주한 ‘수원 신명동보’ 아파트(1997년 입주, 836가구)의 경우, ‘더 뉴 하우스’의 일환으로 주차 로봇을 도입하면 주차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주거 환경 개선이 가능하다는 게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신사업이 리모델링 사업 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반포 MV아파트’는 내년 착공을 목표로 리모델링 사업이 진행 중이다.
다만 현대건설은 리모델링 사업과 별개로 이번 신사업을 추진해 환경 개선 수요에 비해 정비사업이 어려운 노후 주택을 대상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팀장은 “더 뉴 하우스는 주류 사업은 아니다”라며 “단기간에 수익성을 내기는 어렵지만, 미래를 보고 진행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0년 후면 정비사업장들이 어느 정도 사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고, 그 이후를 내다보며 점진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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