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민관 협력 배달 플랫폼 '땡겨요'의 자체 배달 서비스 '땡배달'이 시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비스의 핵심 주체 중 하나인 점주들이 도입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 앱 대비 배달 품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투입해야 할 비용 역시 큰 차이가 없기에 유인이 크지 않은 탓이다. 무료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되레 민간 앱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도 부각된다.
![올해 9월 기준 배달앱 월간활성이용자(MAU) 순위. [사진=모바일인덱스]](https://image.inews24.com/v1/06b97ec9c94b60.jpg)
6일 데이터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땡겨요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218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까지 100만명에 다소 못 미치던 MAU가 1년도 안 돼 두 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반면 지난해 말 600만명이 넘던 업계 3위 요기요의 MAU는 9월 기준 449만명까지 감소했다. 양측의 격차가 빠르게 줄어드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선 이미 땡겨요가 요기요를 제치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땡겨요는 지난 2022년 론칭한 후 2%의 낮은 수수료와 빠른 정산, 광고비와 입점비 없는 구조 등 소상공인 부담을 줄이는 '착한 공공앱'으로 주목받으면서도 그간 이렇다 할 실적은 없었다. 하지만 최근 잇따른 지자체와의 협업 프로모션과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공공배달앱 활성화 소비쿠폰 등의 효과가 반영되며 성장세가 가팔라지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땡겨요의 누적 주문액이 70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달엔 손익분기점(BEP) 기준이 되는 월 매출 1400억원도 넘어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러한 성장세에도 자생력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결국 정부 예산을 활용한 지원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간 배달앱들이 자체배달(OD)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무료배달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배달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땡겨요 역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체배달 서비스 땡배달을 론칭하고 지난 9월부터 서울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지만 시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민간앱 대비 절대적으로 부족한 입점업체 수다. 땡겨요 입점 점주들이 땡배달 이용을 꺼리면서 생긴 일이다. 배달 품질이 민간앱에 밀리는 상황에서, 투입되는 비용 역시 꼼꼼히 따져보면 큰 차이가 없어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것이 상당수 점주들의 얘기다.
현재 땡배달은 건당 3300원의 정액 배달비와 2%의 플랫폼 수수료를 내면 이용할 수 있다. 2만원 주문 기준 땡배달을 이용할 때 점주들이 지불하는 총 금액은 3700원이다. 반면 민간 배달앱은 상생 협약으로 매출액 기준에 따라 2.0~7.8%의 수수료, 1900~3400원의 배달비를 받는다. 2만원 주문 시 △상위 35% 이내 최대 4460원 △35~50% 최대 4460원 △50~80% 최대 4260원 △80~100% 최대 3300원의 비용이 든다.
민간 배달앱의 매출 비중에 따라 △상위 35% 이상 1260원 △상위 30~50% 760원 △상위 50~80% 560원 땡배달이 저렴하다. 하지만 매출 비중이 상위 80~100%에 속할 경우 되레 땡배달이 400원 비싸다. 여기에 무료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소비자 부담 수수료 900원을 점주가 부담하게 되면, 상위 35% 이하 업주들은 민간 배달앱보다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땡배달을 이용해야 하는 셈이다.
![올해 9월 기준 배달앱 월간활성이용자(MAU) 순위. [사진=모바일인덱스]](https://image.inews24.com/v1/4a9ffbaac2abc1.jpg)
민간 배달앱 대비 부족한 배달 품질도 고질적 문제로 지적된다. 점주 커뮤니티에는 땡배달 라이더 배차가 안 된다거나, 과도하게 지연된다는 하소연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배달은 배차 등 배달 품질 경쟁력이 핵심이다. 민간 앱의 경우 AI 배차 등 배달 효율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 개발에 힘쓰고 있지만, 땡겨요의 경우 이러한 기본적 경쟁력 확보를 크게 고민하지 않은 것 같다"며 "배차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주문을 라이더와 매칭시켜 가장 효율적인 동선을 설계해 제공해야 한다. 원활한 배차를 제공하면서 라이더에게도 효과적인 동선 설계가 필요하다. 배달 수요는 하루에도 시간,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기에 탄력적이면서 효율적인 운영이 곧 배달앱의 경쟁력의 핵심이다. 배차 품질에 대한 고민 없이는 지속가능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땡겨요는 배달 서비스 품질 향상에 힘쓰고, 지자체·지역화폐와의 지속적 연계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땡겨요 관계자는 "땡배달은 점주 편의를 위해 도입한 서비스로 (땡겨요가) 별도의 이득을 얻기 위해 만든 서비스가 아니다. 땡배달 이용을 강제하고 있지도 않다. 일부 업주들이 '생각보다 싸지 않다'고 여기는 부분과 배달 품질 관련해선 지속적인 개선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정부·지자체와 협업해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유의미한 자체 프로모션을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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