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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빼면 '속 빈 강정'⋯이커머스의 '와신상담'


지마켓·11번가 등 조단위 매출에도 적자⋯"고마진 구조다변화 추진"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업들이 만성 적자에 시달리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에 맞물린 급격한 외형 확대 과정에서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며 투자비용만 늘어나는 악순환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쿠팡과 네이버쇼핑을 제외한 지마켓과 11번가 등은 빠르게 재편되는 온라인 시장에서 도태되며 매출 규모에서도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3분기 SSG닷컴(쓱닷컴)과 지마켓의 영업손실 규모는 각각 약 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는 2019년 영업이익 14억원을 마지막으로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상반기 영업손실만 102억원에 달했던 만큼 3분기에도 적자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커머스 이미지. [사진=챗GPT]
이커머스 이미지. [사진=챗GPT]

반면 이커머스 공룡 쿠팡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액은 약 92억6700만달러로, 분기 평균 환율(약 1385원)을 적용하면 약 12조8455억원에 달한다. 핵심 사업인 커머스(로켓배송·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 부문 매출만 11조원을 넘기며 1위 자리를 굳혔다.

2위 네이버쇼핑(커머스 부문)과의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네이버의 3분기 커머스 매출액은 98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9% 증가했지만, 쿠팡 역시 20% 이상 성장하며 두 기업 간 매출 격차는 12조원에 육박했다.

2020년까지만 해도 네이버 커머스를 앞섰던 지마켓은 2021년부터 역전되더니 격차가 점점 벌어지며 지난해에는 2조원 가까이 뒤처졌다. 지난해 지마켓의 매출액은 9612억2300만원으로, 11번가(8655억원)에 바짝 쫓겼다.

하지만 매출 규모가 12조원에 달하는 쿠팡도 수익성 측면에선 안심하기 어렵다. 쿠팡의 3분기 영업이익은 1억6200만달러(약 2245억원)이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1.7%로, 매출 성장세에 비해 수익성이 현저히 낮다. 여기에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수익성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지마켓과 11번가 역시 영업손실이 누적되며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상태다.

해외 이커머스 기업들과 비교하면 수익성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아마존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률은 10.4%, 알리바바는 12% 수준으로 알려졌다. 국내 코스피 상장사 평균(3~4%)과 견줘도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의 수익성은 저조하다.

낮은 진입장벽 속 과열 경쟁이 지속되고, 풀필먼트 서비스까지 직접 운영하는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쿠팡은 지난해 매출액(302억6800만달러)의 약 98.6%(298억3200만달러)를 영업비용으로 지출했다. 매출 대부분이 비용으로 소진된 셈이다. 해외의 경우 플랫폼 규제가 강해 진입장벽이 높고, 온라인 쇼핑을 넘어 데이터·결제·물류·콘텐츠를 모두 장악해 수익 구조도 다변화돼 있다.

여기에 낮은 마진 구조에도 불구하고 시장 선점을 위한 선제적 투자가 이어지며 수익성 개선은 더디다. 쿠팡이 좀처럼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것도 2022년 진출한 대만 시장 등 해외사업 확대에 따른 투자 부담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빠른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저수익 상태가 고착화되고 있다"며 "배송·마케팅 중심의 출혈경쟁에서 벗어나 플랫폼 내 광고·구독·콘텐츠 등 고마진 부문으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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