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낮아도"⋯CJ제일제당, 어린이 식품 참전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국내 출산율이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어린이 관련 식품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나뿐인 자녀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며 귀하게 키우는 '골드키즈' 트렌드가 확산되며 아동복 등과 함께 오히려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1위 CJ제일제당까지 관련 시장 참전을 선언하며 시장성이 더 주목받는 분위기다.

1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근 키즈 전문 식품 브랜드 '푸키루키'를 론칭했다. 푸키루키란 이름은 브랜드의 캐릭터인 해달 형제 '푸키'와 '루키'에서 따왔다. 타깃 연령층은 이유식을 뗀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의 어린이다. 우선 냉동국물요리, 즉석밥 제품군을 선보였으며 향후 라인업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어린 아이들에게 믿고 먹일 수 있는 식품에 대한 수요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며 브랜드 론칭 배경을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합계출산률은 2016년 1.18명부터 하락세를 거듭하다 2018년 0.98명으로 처음 1명대가 깨졌고, 2023년에는 0.72명까지 떨어졌다. 연간 출생아 수도 2017년 30만명대로 떨어진 뒤 3년 만인 2020년부터 20만명대까지 내려앉았고, 2023년에는 역대 최저치인 23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오랜만에 반등하며 합계출산율 0.75명, 연간 출생아 수 23만8300만명을 기록했으나 여전히 전 세계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럼에도 CJ제일제당이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한 건, 하나뿐인 자녀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며 귀하게 키우는 골드키즈 트렌드가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절대적인 타깃층은 줄어들 수 있지만, 어린이 식품을 직접 소비하는 실질적인 수요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거부감도 줄어들면서 수익성도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로 식품뿐만 아니라 아동복 등 키즈 관련 시장이 전반적으로 성장하는 추세인 것이 이를 방증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2조5390억원으로 지난 2020년 대비 38% 증가했다.

업계 1위 CJ제일제당의 참전으로 어린이 식품 시장의 경쟁 구도는 향후 더 치열해 질 전망이다. 지난 2023년 말 야심차게 어린이식 전용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푸디버디'를 론칭한 하림산업은 꾸준히 라인업을 늘려 밥, 국, 반찬, 간식 등 총 59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푸디버디는 특히 라면 등 기존 어린이 식품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제품을 주력으로 밀고 있다. 푸디버디 '하양라면'과 '빨강라면'은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700만개를 돌파했고, 현재까지 푸디버디 모든 카테고리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 중이다. 올해도 스프류와 원플레이트 파스타 등 신규 카테고리 제품을 선보이며 포트폴리오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키즈 식품 전문 브랜드 '아이누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론칭 후 매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어가며 CJ프레시웨이 핵심 사업군으로 거듭났다.

일동후디스는 3~9세 어린이를 위한 식품 브랜드 '아이얌'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산양유아식' 등 꾸준히 사랑받아 온 일동후디스만의 유아식 철학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부모가 아무 걱정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어린이 전용 안심식품을 내놓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출산율은 줄었지만 아이들에게 더 좋은 것을 입히고 먹이려는 부모들이 늘면서 관련 시장이 조금씩 커가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