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보툴리눔톡신 시장에서 1위를 지켜온 휴젤이 내수 부진과 수익성 악화로 대웅제약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메디톡스도 고성장세를 이어가며 휴젤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휴젤은 경영진 교체를 단행하고 내년 전략 전환을 예고했지만, 반등에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보툴리눔톡신 시술하는 모습. 기사에 언급된 업체와는 무관함.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e99db5ad332807.jpg)
1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톡신 사업은 모두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휴젤은 전체 매출이 1059억원으로 2분기 연속 1000억원을 넘겼음에도,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2% 감소했다.
수익성 하락은 주력인 톡신 매출 부진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3분기 톡신 매출은 7.0% 감소한 602억원으로 집계됐다. 경쟁 심화로 인해 톡신 매출이 줄면서 수익성 역시 악화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국내 매출이 39.3% 급감해 내수 부진이 더욱 두드러졌다. 이는 최근 경쟁 제품이 빠르게 늘어난 데 따른 여파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된 톡신 제품은 20종을 넘어섰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톡신 사업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대웅제약 '나보타'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한 553억원으로, 미국·남미·중동 지역 수출이 실적을 견인했다. 같은 기간 메디톡스의 톡신 매출도 38.3% 급증해 354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회사 전체 매출(610억원)의 58%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누적 톡신 매출 기준으로 보면, 대웅제약(1707억원)이 휴젤(1612억원)을 제쳤다. 메디톡스(1039억원)는 그 뒤를 이었다. 성장률 역시 대웅제약 23.9%, 메디톡스 25.3%로 휴젤의 8.3%를 크게 상회했다.
특히 메디톡스 자회사 뉴메코의 '뉴럭스'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휴젤과의 매출 격차도 좁혀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휴젤과 메디톡스의 톡신 매출 차이가 939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메디톡스의 추격 속도가 상당히 빠른 셈이다. 뉴럭스는 볼리비아·페루·태국 등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으며, 현재 약 20개국에서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휴젤의 최고경영진이 교체되며 내년부터 성장 전략의 대대적 전환이 예고되고 있다. 올해 9월 문형진·박철민 각자 대표 체제를 조정하고, 장두현 전 보령 대표를 신임 대표집행임원(CEO)으로 선임했다. 글로벌 CEO에는 에스테틱 분야 전문가 캐리 스트롬(Carrie Strom)을 영입했다, 그는 애브비의 수석 부사장 겸 엘러간 에스틱스 글로벌 총괄 사장을 지낸 인물로, 앨러간 톡신 포트폴리오를 50여 개국에 확대해온 경력이 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휴젤은 5000억원 상당(2분기 기준)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내년에는 인수·신사업·제품 확장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며 "새 전략이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있는 만큼, 본격적인 매출 확대는 내년 2분기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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