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인프라가 갖춰진 도심지의 규제를 완화해 수직 개발로 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
20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한국부동산개발협회(KODA) 창립 20주년 기념 행사에서 문주현 MDM그룹 회장이 이렇게 강조했다. 문 회장은 부동산 개발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입지가 좋은 부지 확보인데, 달라지는 시대에 맞춰 도심의 ‘수직 복합 개발’을 통해 주택 공급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KODA)가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개최한 창립 20주년 행사에서 문주현 MDM그룹 회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fe643d3d594908.jpg)
문 회장은 “(좋은 부지가 없다면) 수평이 아닌 수직 개발로 가야 한다. 사회기반시설(인프라)이 갖춰진 도시의 바깥으로 나가지 말고 일본처럼 도시 안에서 고층으로 개발하는 것이 좋다”며 “용적률을 높여 수직 개발을 하고 복합 도시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규제를 완화해 용적률을 높여주면 주택 공급 확대와 함께 직주근접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최근 시행사들의 주택 사업 부진에 대해 “부지 확보가 가장 큰 문제”라며 “부지 가격이 적정한지에 따라 사업성이 달라진다. 결국 해외 디벨로퍼들도 가장 먼저 ‘로케이션(입지)’을 강조한다. 좋은 위치는 자금도, 시공사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화가 업계 침체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과 관련해서는 “단편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부실이 많이 발생해 자금력이 취약한 디벨로퍼들이 금융기관에 피해를 주는 것도 문제고,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라 딜레마가 많다”며 “이해관계자들이 조율해야 한다고 본다. 당국 입장도 이해하지만 주택 공급 사업, 오피스텔·시니어주택 등 대체 상품도 필요하며 결국 시장·정부·업계가 자율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떼쓴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KODA는 이날 ‘글로벌 디벨로퍼 컨퍼런스’를 개최했으며, 문 회장이 연사로 나서 해외 수직 개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서울 용산 개발이 ‘수직 복합 개발’로 변화할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지난 7월 착공한 MDM그룹의 ‘서리풀 복합 단지 개발 사업’도 한 사례로 제시했다.
문 회장은 주거·업무·상업·문화·교육 기능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컴팩트 시티(Compact City)’ 모델을 핵심 방향으로 제시했다. 도시 생활권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고 공동체 회복과 새로운 생활방식을 반영한 복합개발 전략이 향후 도시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점에서다.
또한 그는 “도시가 직면한 구조적 변화 속에서 개발산업의 역할은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며 고령화·1인 가구 증가·수도권 과밀화·지역 소멸·저성장 심화 등 우리 도시가 맞닥뜨린 변화를 짚고, 기존 방식만으로는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해외 주요 디벨로퍼들도 참석했다. 미국 쿠슈너 컴퍼니(Kushner Companies), 일본 모리빌딩(Mori Building), 네덜란드 엣지(EDGE) 등 글로벌 디벨로퍼 4개사가 참여해 각국의 도시·주거 개발 전략과 장기 경쟁력 강화 사례를 공유했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KODA)가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개최한 창립 20주년 행사에서 문주현 MDM그룹 회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9b217647103bfe.jpg)
창립 20주년 맞아 '디벨로퍼협회'로 개명…씽크탱크 출범·디벨로퍼 육성
협회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협회명을 '한국디벨로퍼협회'로 변경하고, 향후 20년간 추진할 디벨로퍼 미래비전을 공식 선포했다. 비전은 △공공성과 투명성 강화 △R&D·데이터 기반 산업 혁신 △금융 안정성과 리스크 관리체계 확립 △ESG 기반 도시개발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등 5대 축으로 구성됐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는 2005년 부동산개발업의 건전한 성장과 업계 권익 증진을 위해 설립된 국토교통부 산하 법정단체로, 국내 개발업계를 대표해 왔다.
비전 발표와 함께 협회는 ‘한국부동산개발산업연구원(KREDII, Korea Real Estate Development Industry Institute)’의 공식 출범을 알렸다. 기존 협회 정책연구실을 독립 기관으로 확대·개편한 KREDII는 △민관협력형 개발모델 연구 △개발금융·사업성 분석 △데이터 기반 시장 모니터링 △국제 협력 연구 네트워크 구축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초대 연구원장은 김승배 회장, 이사장은 문 회장이 맡았다.
협회는 세계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박영하 디렉터와 협업한 새로운 CI(Corporate Identity)도 공개했다. 새로운 로고는 태극 문양을 기반으로 도시와 자연, 건축과 사람의 순환·공존·상생을 상징하도록 디자인됐다.
김승배 한국디벨로퍼협회 회장은 “지난 20년간 디벨로퍼 산업은 제도 정착과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쉼 없이 변화해 왔다”며 “이제는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화해 국민 신뢰를 얻고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높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협회는 연구 기반의 정책 제안, 투명한 사업환경 조성, 차세대 K-디벨로퍼 육성을 통해 대한민국 개발산업의 ‘다음 20년’을 탄탄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