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화장품 수출·유통사 실리콘투가 뷰티 업계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175개국에 활로를 열어 조선미녀·티르티르·메디큐브를 비롯한 K뷰티 열풍을 주도한 숨은 주역이다.
지난해 7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로 '퀀텀점프'를 이룬 데 이어 올해에도 지난해 연간 실적을 뛰어넘으며 고속 성장을 이루고 있다.
21일 IR 공시에 따르면 실리콘투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81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6915억원)을 17% 상회했다. 지난 2023년 3429억원이던 매출액을 지난해 6915원으로 102% 성장시킨 데 이은 올해는 3개 분기 만에 지난해 매출액을 뛰어 넘은 것이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16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0억원(47%) 증가했다.
![실리콘투 [사진=챗GPT·실리콘투]](https://image.inews24.com/v1/a8188405c82d78.jpg)
실리콘투는 국내 최대 규모의 'K뷰티 전문 유통 플랫폼'이다. 반도체 유통사로 출발했지만 지난 2012년부터 화장품 유통사로 방향을 틀었다. 반도체 유통에서 쌓았던 통관 노하우와 현지 네크워크를 활용해 한국을 제외한 6개 국가에 물류센터를 두고 K뷰티 브랜드의 유통부터 물류까지 도맡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유통사인 세포라와 울타, 코스트코 등과 손잡고 약 1만9000개의 국내 제품을 175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역직구몰인 '스타일코리안닷컴'을 통해 해외 소비자와 브랜드를 연결하고 있다. 주요 국가별로 비중이 가장 큰 나라는 유럽과 북미, 중동 시장이다. 3분기 전체 매출에서 유럽과 북미 비중만 절반을 넘어선다.
K뷰티 대표주자로 우뚝 선 '조선미녀'와 '티르티르', '스킨1004' 등 인디 브랜드가 구조적으로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던 배경이다. 티르티르는 지난해 매출액이 110% 증가했고, 조선미녀는 83.67% 성장했다.
개별 브랜드가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면 직수출을 통해 브랜드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유통하거나 면세점에 입점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글로벌 시장에서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일정 규모 이상의 자금력을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판매 규모와 인지도가 비교적 낮은 인디 브랜드도 해외 통관부터 물류 관리, 재고 관리, 브랜드 매니징까지 실리콘투가 유통 전반을 대행해 주는 덕분에 비교적 수월하게 진출할 수 있었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중소 브랜드의 제품 '생산'을 돕는다면, 실리콘투는 이런 제품을 해외 온·오프라인에서 팔 수 있는 관문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인디 브랜드 뿐만 아니라 에이피알의 '메디큐브'와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 등 대기업 브랜드의 해외 진출도 돕고 있다.
![실리콘투 [사진=챗GPT·실리콘투]](https://image.inews24.com/v1/a4718accb6dbc0.jpg)
K뷰티 흥행에 실리콘투는 뷰티 업계 새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조소정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K뷰티 브랜드들의 미국 진출 과정에서 실리콘투의 역할은 오히려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브랜드들의 글로벌 확장 속도가 빨라질수록 실리콘투 역시 성장 탄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리콘투는 올해 중동 두바이와 중남미 멕시코 법인 설립과 물류센터를 구축 효과가 내년부터 본격화 되며 수출 권역과 매출처를 다변화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수요 잠재력이 풍부한 신규 해외 법인 설립 및 해외 네트워크 연대도 추진하고 있다.
실리콘투 관계자는 "K뷰티는 이미 제품을 파는 것을 넘어 문화로 발전했다"면서 "미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네덜란드, 폴란드 등의 국가에 글로벌 거점을 확보해 플랫폼 및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K뷰티의 시장 확대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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