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전 세계 80여 개국에 진출한 스타벅스가 모두 같은 ESG 활동을 하는 건 아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ESG 활동을 발굴하고 실행하는 것이 ESG팀의 최우선 과제다."
![김지영 스타벅스 ESG팀장. [사진=전다윗 기자]](https://image.inews24.com/v1/3edf1bd11b64fe.jpg)
지난 18일 오후 서울 강남 스타벅스 본사에서 만난 김지영 스타벅스 코리아 ESG팀장은 자사 ESG 활동의 지역성을 거듭 강조했다. 글로벌 본사가 제시하는 핵심적인 틀은 있지만, 그 가이드에 따라 '복붙 ESG'를 하는 건 스타벅스 코리아의 지향점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국내 실정에 맞는, 그리고 국내에서만 할 수 있는 '한국형 ESG'를 구현하는 것이 ESG팀의 핵심 과제다. 김 팀장은 "ESG 환경, 규제 등 나라마다 상황이 다를 수밖에 없다. 가령 한국과 일본은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지만 북미, 홍콩 등에선 분리수거를 전혀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한국형 ESG가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의 대표 ESG 활동 '커뮤니티 스토어'도 한국에선 조금 다른 형태로 진화했다. 커뮤니티 스토어는 매장 수익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이익공유형 매장을 뜻한다. 스타벅스 코리아 역시 판매 품목당 300원을 기금으로 적립해 지역 상생 활동에 사용한다. 다만 현재까지 오픈한 11개의 커뮤니티 스토어가 각각 다른 테마의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은 다른 국가 스타벅스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김 팀장은 "미국의 경우 낙후 지역에 매장을 내 고용을 창출하는 것도 커뮤니티 스토어라고 해석한다. 태국의 경우 적립금을 커피 농가에 지원하며, 여성 인권이 낮은 인도의 커뮤니티 스토어에는 여성들만 근무하고 적립금은 여성 인권 향상에 쓰인다"며 "한국에선 청년 인재, 장애인, 자립준비청년, 아티스트, 독립유공자 등 각각 커뮤니티 스토어들이 지원하는 대상자가 다르다. 스타벅스 코리아만의 고유한 사업모델인 셈"이라고 말했다.
특히 3호점인 '스타벅스 서울대치과병원점'은 대표적인 한국형 커뮤니티 스토어다. 지난 2021년 12월 커뮤니티 스토어 3호점으로 전환된 서울대치과병원점은 설계부터 장애인 이용객과 파트너(직원)를 고려하고, 근무 파트너의 절반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한 전 세계 유일한 매장이다. 글로벌 스타벅스에 수어를 사용하는 매장은 있지만 시각, 청각, 정신장애 등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 파트너가 함께 근무하는 곳은 이곳뿐이다.
김 팀장은 "특히 애착이 가는 매장이다. 이 매장을 오픈하고, 커뮤니티 스토어로 전환하는 과정에 실무자로 직접 참여했다. 과정이 쉽지 않았다. 사업성이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했고, '장애를 질병 취급하면 안 된다'는 글로벌 본사를 화상 회의로 설득해야 했다. 한국 장애인 정책의 특성, 병원 내 매장이라는 조건 등을 오랜 기간 조율한 끝에 승인이 떨어졌다"며 "지금은 각국 스타벅스에서 벤치마킹하는 매장이 됐다. 글로벌 스타벅스 대표들이 방한하면 꼭 들르는 코스"라고 말했다.
![김지영 스타벅스 ESG팀장. [사진=전다윗 기자]](https://image.inews24.com/v1/c4d867e735f5c0.jpg)
글로벌 본사가 의아해 한 한국형 ESG는 더 있다. 어느덧 7차를 맞은 상생음료 프로그램 역시 한국에만 있는 ESG 활동이다. 상생음료 프로그램은 스타벅스가 국내산 농산물을 활용한 계절 음료를 개발하고,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카페에 무상으로 지원하는 ESG 활동이다. 김 팀장은 "사실 처음 상생음료 활동을 하겠다고 했을 때 글로벌 본사에서 의아해했다. '대체 왜 카페가 카페를 돕냐'는 반응이 나왔다"며 "한국의 골목상권 문화, 소상공인 정서를 모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 부분도 설명하고 설득하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고 회고했다.
김 팀장은 스타벅스 코리아의 이러한 한국형 ESG 활동을 고객들의 피부에 와닿게 알리는 것이 당면 과제라고 했다. 그는 "여러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정작 일반 고객들에게 생각보다 알려지지 않아 고민이 많다. 그래서 커뮤니티 스토어 매장에는 영수증 문구, 매장 내 안내 모니터, 앱 설문 등 우리가 어떤 취지로 무엇을 지원하고 있는지 알리는 장치를 계속 늘려가고 있다"며 "특히 요즘엔 고객에게 리워드를 제공하는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자체 조사 결과 고객에게 가장 알려진 스타벅스 ESG 활동이 '일회용 컵 없는 날'이다. 직접 눈에 보이는 혜택이 제공되니 더 기억에 남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 목표를 꼽자면 우리가 직접 배출한 자원으로 만든 업사이클링 소재 MD를 실제로 판매해 보고 싶다. 여러 현실적 이유로 아직 굿즈로만 무상 제공하고 있지만 품질 테스트도 다 통과했고, 가격표만 붙이면 당장 팔 수 있는 수준"이라며 "고객이 매장에서 자원의 선순환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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