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영역에서 지문 설명 오류와 정답이 2개라는 서울대 사법대 교수의 주장이 제기됐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https://image.inews24.com/v1/67c4a7f2c7fc98.jpg)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학과 교수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수능 국어 3번 문항의 정답이 두 개이며, 지문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해당 지문에서 필립 고프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 전 명예교수의 '단순견해(the simple view of reading)' 이론을 다룬 부분을 문제 삼았다.
이 이론에서는 독해 능력을 해독과 언어 이해로 단순화해 설명하고 있으나, 지문에 언급된 '글 읽기 경험을 통해 언어 이해가 발달할 수 있다'는 문장이 고프의 이론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고프의 단순견해에서 언어 이해는 읽기 능력이 아니라 '듣기 능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3번 문항은 언어 이해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 A와 해독 능력이 부족한 학생 B를 제시한 후, 이들을 바탕으로 적절하지 않은 진술을 고르는 문제다.
평가원이 공개한 정답은 4번 '갑은 학생 B가 단어를 올바르게 발음하지 못하지만, 글 읽기 경험을 통해 중심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겠군'이다. 하지만 3번인 '갑은 학생 A의 언어 이해가 구어 의사소통 경험뿐 아니라 글 읽기 경험을 통해서도 발달될 수 있다고 생각하겠군' 역시 틀린 말이어서 정답으로 봐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이 교수는 "출제자가 의도한 것은 4번이겠지만, 이론과 지문 설명을 모두 고려하면 3번도 틀린 내용"이라며 "단순견해는 대학원 세미나에서 논문 2~3편을 읽고 토론하며 다루는 내용이다. 고3 수험생이 지문을 처음 접하는 상황에서 이를 정확히 해석해 정답을 찾는 것은 국어 능력 평가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이의신청 기간은 지났지만, 학문 후속 세대와 수험생을 위해 시비는 가려야 한다"며 "이론을 오독한 지문을 기반으로 문제를 출제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평가원은 지난 17일까지 이의 신청을 접수했으며, 심사를 거쳐 오는 25일 최종 정답을 발표한다. 다만 평가원이 정답 정정에 매우 보수적이었던 만큼 복수 정답 인정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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