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국내를 넘어 글로벌에서 경쟁 중인 K-라면 기업들이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1990년대생 젊은 오너 3세를 경영 전면에 배치해 차기 리더십 구축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자연히 오너 3세의 경영 역량도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상열 농심 미래전략실장. [사진=농심]](https://image.inews24.com/v1/94d733a14e0578.jpg)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최근 진행한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미래사업실장 신상열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신동원 회장의 장남인 그는 1993년생으로 2019년 경영기획팀 사원으로 입사해 승진을 거듭하며 2021년 말 구매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지난해 하반기 임원 인사에선 전무로 승진하며 신설된 미래사업실을 이끌고 있다. 미래사업실은 신사업 발굴, 글로벌 전략, 투자·M&A 등 농심의 미래 방향을 총괄하는 부서다.
앞서 진행된 삼양라운드스퀘어 정기 임원 인사에선 오너 3세 전병우 운영최고책임자(COO)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 1994년생인 전 신임 전무는 삼양식품의 창업주인 고 전중윤 명예회장 손자이자, 김정수 부회장 장남이다. 2019년 삼양식품 해외사업본부 부장으로 입사해 1년 만에 이사로 승진하며 임원이 됐고 4년 만인 2023년 10월 상무로 승진했다. 이번 승진으로 상무 승진 2년만, 입사 6년 만에 전무까지 올라서게 됐다.
오뚜기 함영준 회장의 장남인 함윤식(1991년생)씨는 지난 4월 말 마케팅실 부장으로 승진했다. 2021년 사원으로 입사한 지 4년 만이다. 아직 임원직을 맡고 있진 않지만, 브랜드 전략·글로벌 사업 실무를 맡아 장기적으로 오뚜기의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노하우를 쌓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상열 농심 미래전략실장. [사진=농심]](https://image.inews24.com/v1/6605527cecfe6f.jpg)
젊은 오너 3세들이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이들의 경영 능력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글로벌 사업 확대, 미래 먹거리 발굴 등 젊은 감각이 필수적인 핵심 과제들에 대한 해법을 내놓는 것이 당면 과제다.
신상열 부사장은 농심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라면업계 부동의 1위 농심이지만, K-라면이 크게 인기를 얻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선 '불닭볶음면'을 앞세운 삼양식품과 비교되는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농심은 올해 초 주총에서 지난해 기준 40%에 못 미치는 해외 매출 비중을 2030년 61%까지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해외 사업 확장을 예고했다. 이번 정기 인사에서 '해외통'으로 꼽히는 조용철 대표가 선임된 것도 이러한 기조를 뒷받침한다.
전병우 전무는 '제2의 불닭볶음면' 발굴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삼양식품은 최근 몇 년 사이 글로벌 호실적을 바탕으로 고속성장해 왔으나, 매출 대부분이 불닭볶음면과 그 파생상품에 의존하고 있는 점은 불안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라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매운 라면 브랜드 '맵탱'과 해외 전용 건면 브랜드 '탱글' 등을 내놨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족적은 남기지 못한 상태다. 라면 외에 실적을 함께 견인할 캐시카우 발굴도 중요한 과제다.
함윤식 부장은 장기적으로 오뚜기의 고질적 약점인 해외사업 체질 개선을 염두에 두고 경영수업을 받는 상황이다.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10% 안팎으로 삼양식품과 농심의 해외 매출 비중이 각각 80%, 4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진라면'을 제외하면 히트작이 부족한 점과 라면 외 사업 비중이 커 집중도가 낮은 구조적 문제 등이 한계로 지목된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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