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최근 정제마진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국내 정유업계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운송·운영비 등을 뺀 값으로, 정유사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정유업계는 통상 정제마진 5달러 안팎을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배럴당 복합정제마진은 18.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23년 상반기 한때 20 달러대 초반까지 치솟은 이후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특히 하반기 들어 가파르게 상승했다.
올해 월별 평균 정제마진은 1월 7.0 달러, 2월 7.3 달러, 3월 7.7 달러, 4월 7.5 달러로 상반기 내내 7달러 선에 머물렀다. 그런데 3분기에 진입하면서 8월 10달러를 돌파하며 오름세로 전환한 뒤 10월에는 13.54달러까지 치솟았다.
정제마진이 높아진 것은 지정학적 불안정과 글로벌 정제설비의 노후화 및 정기보수에 따른 공급 제약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흑해 항구인 노보로시스크의 석유 수출이 잠시 중단되며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진 점도 마진 상승에 한몫했다. 러시아 내 정유시설 추가 공격과 미국의 주요 러시아 석유기업 제재로 원유 공급 불균형이 심화된 영향도 있다.
또 겨울철에는 계절적 요인으로 난방유와 항공유 수요가 늘어나는 특성이 있어 정제마진은 앞으로도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계절적 특성상 관련 제품 소비가 늘어나는 만큼, 당분간 공급보다 수요가 우위에 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제마진 상승으로 국내 정유사의 실적도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31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5.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에쓰오일의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2909억원으로 30.9% 늘어날 전망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위원은 "유럽연합(EU)이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 축소 등을 이유로 ESG 및 친환경 정책을 축소하고, 펀드의 화석연료 업체 투자 제한도 줄어들 것"이라며 "글로벌 화석연료 수요가 최고치에 도달하는 시점이 정책 전환과 전력 수요 급증 등으로 늦춰지는 가운데 증설 종료 사이클에 접어든 정제설비 상황을 고려하면 정유업체들은 호황을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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