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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안녕하세요, 수원 행궁 순찰하는 팔달봇입니다"


도구공간의 '패트로버 S'에 고도화 AI 기능 탑재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2시간 단위 4회 순찰
이상 상황 발견시 관제 센터와 인근 파출소 신고
연말까지 시범 운영...데이터 분석 후 지속 여부 결정

[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로봇 충전소 문이 열립니다'

24일 오후 수원행궁 광장. 외부 스테이션의 문이 위로 열리자, 성인 남자 허리 높이의, 붉은 경광등을 단 경찰차 외형의 순찰로봇 '팔달봇'이 모습을 드러냈다.

팔달봇의 경로는 수원 행궁 광장 한 바퀴. 스테이션을 빠져나온 뒤 0.7m/s의 속도로 광장 외곽 길을 따라 순찰을 시작했다. 느리게 걷는 어르신을 마주치자 멈춘 뒤, 행인이 지나가자 다시 출발했다.

팔달봇이 순찰을 마치고 재충전을 위해 외부 스테이션 안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설재윤 기자]
팔달봇이 순찰을 마치고 재충전을 위해 외부 스테이션 안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설재윤 기자]

순찰 중에는 종종 '안녕하세요 수원 행궁 순찰하는 팔달봇입니다'라는 안내 음성을 냈으며, 일부 시민들은 사진을 찍으며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경로를 한 바퀴 돈 팔달봇은 다시 외부 스테이션으로 복귀해 자동으로 문이 열리자 재충전에 들어갔다.

팔달봇은 노인·아동 등 보행 약자를 고려해 느린 속도로 운행하며, 사람을 우회해 지나가는 '회피형'이 아닌 스탑앤고('Stop and go') 방식을 적용했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팔달봇이 순찰을 마치고 재충전을 위해 외부 스테이션 안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설재윤 기자]
팔달봇이 수원행궁 외곽을 돌며 순찰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설재윤 기자]

순찰로봇 전문기업 도구공간은 지난 21일 수원특례시·수원팔달경찰서와 손잡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행궁 일대에서 순찰로봇 '팔달봇'의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팔달봇의 정식 명칭은 도구공간이 개발한 '패트로버 S'로 고도화된 인공지능(AI) 기술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 로봇에는 △4방향 CCTV △360도 회전 카메라 △열화상 카메라 등 첨단 센서가 장착돼 있다.

주간은 물론 야간에도 주변 상황을 식별할 수 있으며, 비명 소리나 사람의 넘어짐(낙상), 다툼 등 이상 행동을 즉각 감지해 관제 센터와 인근 파출소에 실시간으로 신고한다. 의심스러운 상황이 포착되면 경고 방송을 송출하고 경광등을 작동시키기도 한다.

안전 사고 예방 기능도 강화됐다. 온도·가스·연기 센서를 통해 화재 징후를 조기에 파악할 수 있어, 문화재가 많은 화성행궁 일대의 화재 감시 요원 역할도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몸체 수납함에는 자동제세동기(AED.심장충격기) 등도 마련돼 있어 시민들에게 응급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

패트로버 S는 외부 스테이션과 연동해 자동 충전이 가능하다. 국내에서 외부 스테이션을 자체 설계해 실전 적용한 것은 도구공간이 처음이다.

팔달봇은 향후 심야시간인 오후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2시간 단위로 총 4회 순찰로 행궁주변을 순찰하며 시민 안전을 책임질 예정이다.

김은주 수원팔달경찰서 경위는 "순찰로봇은 차량 접근이 불편했던 범죄 사각지대를 순찰할 수 있게 된 것이 장점"이라며 "앞으로 외진 시장 골목 등 숨은 취약 지역까지 순찰 구역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범 운영은 올해 말까지 이어지고, 이후 지속 여부는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결정할 계획이다.

경찰 측은 "향후 순찰로봇에 대한 확대 요구,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장기 과제로 순찰 접근성을 높이는 '사족보행로봇'과 '자율주행순찰차'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팔달봇이 순찰을 마치고 재충전을 위해 외부 스테이션 안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설재윤 기자]
팔달봇이 행인을 발견하자 멈춰선 모습이다. [사진=설재윤 기자]
/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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