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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에 빠진 대한민국"⋯불황 속 호황


프랜차이즈 햄버거 시장 규모 10년 새 두 배 이상으로 커져
고물가에도 유지한 가성비 주목⋯'혼밥' 트렌드 확산도 주효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밥 대신 햄버거를 찾는 이들이 전에 없이 늘어나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 속에 외식 업종이 대부분 고전하는 상황이지만, 햄버거 소비 증가로 인해 관련 기업들의 분위기는 다르다. 고물가로 다른 외식 메뉴 가격이 치솟은 상황에서 상대적 가성비를 유지하고 있는 덕이 크다. '혼밥' 문화 확산도 햄버거 수요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인기에 주목한 타업종에서도 햄버거 메뉴를 잇따라 출시하는 등 시장 성장세는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경기침체, 고물가 장기화로 가성비를 앞세운 햄버거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챗GPT]
경기침체, 고물가 장기화로 가성비를 앞세운 햄버거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챗GPT]

26일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 햄버거 전문점 시장 규모는 지난 2014년 2조982억원에서 2024년 4조4940억원으로 10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는 전년 대비 3.5% 증가한 4조6513억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추세대로 진행되면 몇 년 내 5조원 규모를 어렵지 않게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 침체 상태에 빠진 외식 업종에서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약진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외식업계 체감경기지수는 72.76이다. 비상계엄 등의 여파를 직격으로 맞았던 지난 1분기(70.76) 대비 소폭 반등했으나, 여전히 기준치(100)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해당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밑이면 매출이 감소한 곳이 증가한 곳보다 많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경기 침체와 고물가가 역설적으로 햄버거 업종 성장세의 밑바탕이 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주요 외식 메뉴 가격이 1만원을 훌쩍 넘기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방어에 성공한 햄버거의 가성비가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주요 프랜차이즈의 햄버거 세트 가격은 일반적으로 1만원 이하에 형성돼 있으며, 점심에는 가성비를 높인 '런치세트' 등으로 더 저렴하게 이용 가능하다.

1인가구 증가, 혼밥 문화 확산 등으로 최근 소비 트렌드가 변화한 점도 '햄버거 전성시대'의 밑바탕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업계 중 거의 유일하게 햄버거 업종만 '최근 분위기가 좋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외식 메뉴 대부분이 거의 1만5000원 안팎을 오갈 정도로 가격이 치솟으며 햄버거가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며 "점심에 가볍게 혼자 식사를 하고 남은 시간을 휴식하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이에 적합한 햄버거를 찾는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우상향하는 햄버거 수요에 타 업종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속속 햄버거 판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달 판교 본사 1층에 신규 브랜드 '소싯'을 론칭하고 간장, 허니, 레드 양념 치킨을 재해석한 햄버거를 팔고 있다. bhc 역시 최근 서울 강남구 개포자이스퀘어점에서 기존 닭고기 메뉴를 패티로 활용한 치킨버거 3종을 선보였다. 이디야커피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자사 커피연구소 ‘이디야커피랩’을 전면 리뉴얼하고, 매장에서 직접 제조한 피자·햄버거 등을 선보이는 '델리 존'을 신설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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