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 달아주세요"…상대원2구역 '시끌' [현장]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구성남’의 대규모 재개발사업지인 상대원2구역에서 시공사인 DL이앤씨와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을 두고 협상이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아크로 브랜드 적용이 불가하다는 것으로 결론내려진 바가 있는데, 재차 제기된 사안이 어떻게 결론날지 주목된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의 상대원2구역재개발조합의 요청으로 시공사인 DL이앤씨가 해당 구역에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 여부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DL이앤씨는 'e편한세상'과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보유하고 있으며, 내부 심사를 거쳐 승인을 받아 어떤 브랜드를 적용할지 결정하고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할 때는 입지와 미래 가치 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에 걸맞은 마감재 등 고급화로 인해 공사비 부담이 커질 수 있으나, 단지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은 장점으로 지목된다.

앞서 지난 2023년에도 상대원2구역조합은 DL이앤씨에 아크로 적용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DL이앤씨는 설계 변경에 따른 착공 지연 등 여러 이유로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에 다시 아크로 브랜드 적용 사안이 수면 위로 떠오른 배경은 착공을 앞두고 공사비 협상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DL이앤씨는 공사비 논의와 병행해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 공사비에 대해 협의 중이다. 착공 전에 공사비 등을 최종 협의하는 단계"라며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여부도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DL이앤씨 관계자도 "조합에서 요청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2년부터 이주가 진행된 상대원2구역은 지난해 철거를 마무리하고 올해 분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업구역 내 교회의 이주 지연으로 철거 일정이 늦어졌다가 최근 문제가 해소되면서 착공을 앞두고 있다.

2014년 정비구역 지정 후 2015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으며, DL이앤씨는 같은 해 10월 단독으로 해당 사업을 수주했다. 당시 계획은 지하 3층~지상 30층 48개 동, 5304가구 규모로 재개발을 추진하는 것이었으며 공사비는 8390억원이었다.

이후 사업이 지연되면서 사업계획도 변경됐다. 현재는 지상 최고 29층 45개 동, 5090가구 규모다. 이중 일반분양 물량은 2082가구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공사비는 2021년 기준 9848억원까지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몇 년 새 주택시장에서는 하이엔드 브랜드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다만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단지가 흔해질 경우 브랜드 가치가 떨어질 수 있고, 고급화 등에 따른 공사비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건설사들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는 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조합 등 소비자 입장에서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해 아파트 가치를 높이고 싶어 요구하지만, 건설사 입장에서는 이를 모두 반영하기 어렵다"며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과정에서 정비사업 추진이 지연된다면 사업 자체의 리스크 요인이 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