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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리 텍사스촌, 이젠 길음뉴타운 대체할 주거지" [현장]


철거작업 착수하며 60년 만에 역사속으로⋯롯데건설 시공 맡아
2201가구 길음역과 직결⋯"인근 국평 시세 뛰어 넘는다" 기대감

[아이뉴스24 이효정·김민지 기자] 지난 26일 오전 9시 무렵. 철옹성 같이 높다랗게 설치된 펜스를 따라 돌다보니 어느새 내부순환도로가 나왔다. 그 길 끝은 지하철4호선 길음역과 맞닿아 있다.

길목인 길음역 10번 출구에서 서서 바로 옆을 바라보면 '미성년자 출입금지 구역' 팻말이 보인다. '미아리 텍사스촌'으로 이어지는 작은 골목이다. 이 지역 일대 부모들이 어린 아이들에게 "이 길은 피해 다녀라"고 주문했던 그 집창촌이라는 방증이다.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길음역 10번 출근 인근의 ‘미아리 텍사스촌' 길목. 2025.11.26 [사진=이효정 기자 ]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길음역 10번 출근 인근의 ‘미아리 텍사스촌' 길목. 2025.11.26 [사진=이효정 기자 ]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길음역 10번 출근 인근의 ‘미아리 텍사스촌' 길목. 2025.11.26 [사진=이효정 기자 ]
철거가 진행 중인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미아리 텍사스촌 골목에 미닫이 문에 벽면에 거울이 붙여져 있는 공간이 보였다. 2025.11.26 [사진=이효정 기자 ]

성인 한 명만 지나갈만한 좁은 골목을 따라 들어가보니 가지각색 생필품과 가전제품이 널브러져 있다. 다닥다닥 붙은 낮은 지붕의 각 점포 중에서는 미닫이 유리문 너머에 온통 거울을 붙여놓은 곳도 보인다. 과거 자료 화면으로만 보던 모습이다.

서울의 '마지막 성매매 집결지'로 불리던 미아리 텍사스촌은 약 6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신월곡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지난 24일부터 철거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올해 1월 철거에 들어간지 거의 11개월만이다.

앞으로 이곳은 대규모 주택단지로 변모하게 된다. 지하 6층~지상 46층 11개 동, 2201가구(임대 197가구 포함)이 들어선다. 오피스텔170실을 비롯해 상업 및 업무시설, 근린생활시설을 함께 공급하는 복합단지로 조성된다. 지하 스트리트몰이 길음역(4호선)과 직접 연결돼 더 접근이 편리해진다.

이 구역은 지난 2006년 추진위원회가 먼저 설립됐으며 2009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2020년 사업시행인가에 이어 2023년 최종적으로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 시공사는 롯데건설이 선정됐다.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길음역 10번 출근 인근의 ‘미아리 텍사스촌' 길목. 2025.11.26 [사진=이효정 기자 ]
철거가 진행 중인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미아리 텍사스촌 일대 전경. 2025.11.26 [사진=김민지 기자]

인근에서는 '성북구의 관문'이자 교통의 요지로 신월곡1구역 정비사업에 거는 기대가 작지 않다.

사업구역에 가까운 A중개업소 관계자는 "학교와 거리 등으로 인해 길음뉴타운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데,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하기 위해 길음역 인근으로 옮기려는 수요자들도 있다"며 "신월곡1구역이 개발되고 나면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신흥 주거지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월곡1구역이 정비사업을 완료하면 인근 시세를 고려해 국평 기준 적어도 15억원 이상의 가격이 될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도 나온다.

B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래미안 센터피스 20평대 호가는 13억5000만원 수준으로 올해 초보다 2억~3억원 높아졌다"며 "신월곡1구역이 개발이 완료되면 2000가구 넘는 단지인 데다 주변 재개발 사업과 어우러지며 주거환경이 개선돼 래미안 센터피스 30평대의 16억원대보다 더 높은 18억~20억원대 시세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길음역 10번 출근 인근의 ‘미아리 텍사스촌' 길목. 2025.11.26 [사진=이효정 기자 ]
철거가 진행 중인 성북구 하월곡동 내 미아리 텍사스촌 내 골목. 2025.11.26 [사진=김민지 기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신월곡1구역 에서 동소문로 건너 위치한 길음2구역 재개발 단지인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2019년 입주, 2352가구)'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8일 16억3000만원(23층)에 계약이 이뤄졌다. 전용 59㎡는 지난달 17일 13억원(11층)에 매매계약이 이뤄져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와 바로 붙어있는 '롯데캐슬 클라시아(2022년 입주, 2029가구)'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4일 15억9000만원(23층)에 매매 계약이 이뤄졌다. 이 단지는 길음1구역을 재개발한 곳으로 길음뉴타운 내 마지막 대단지다.

신월곡1구역 인근에는 정비사업이 아직 여럿 남아있어 향후 정주여건이 개선될 전망이다. 현재 미아뉴타운에서는 미아3구역과 미아4구역 등이, 길음뉴타운에서는 길음5구역이, 길음역 아랫쪽에서는 길음시장정비사업, 길음역과 미아사거리역 사이에선 신길음1구역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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