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델·HP·레노버 등 글로벌 PC 업체들이 내년에 심각한 메모리 공급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8일 대만 경제매체 연합보에 따르면, 델은 AI용 고대역폭 초고속 메모리(HBM)와 D램, PC 메모리, 낸드, 하드디스크 등 모든 제품군에서 "비용이 전례 없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PC용 부품 대부분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최종 소비자 가격도 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PC 시장 2위인 HP도 내년 하반기 공급난이 특히 심해질 것으로 봤다.
HP는 필요 시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메모리 탑재 용량을 낮춘 제품 구성 확대, 공급선 다변화 등 대응안을 검토하고 있다.
HP는 메모리가 일반 PC 원가의 15~18%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PC 1위 레노버는 이미 메모리 칩 선구매(비축)에 들어갔다. 웡 시아오밍 레노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이번 메모리 가격 급등을 “전례 없는 폭등”으로 규정했다.
내년도 PC 가격은 전반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HP, 레노버, 델 외에도 에이수스와 샤오미가 가격 상승 가능성을 예고한 바 있다. 두 회사 역시 메모리 물량 비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 가격은 올해 하반기부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내년 2분기까지 메모리 모듈 가격이 최대 50%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메모리 전 제품이 이미 ‘전량 판매 완료’됐다고 밝혔고,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공급난이 2026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 업체들도 수혜가 예상된다. 난야테크놀로지는 올해 비트그로스 전망치를 기존 40%대에서 50% 이상으로 상향했고, 윈본드는 “AI 수요가 생산능력을 잠식해 기존 PC·모바일 메모리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돈이 있어도 메모리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대만의 메모리·스토리지 전문 제조업체 ADATA는 연합보에 “지난 20년 중 최악의 메모리 부족 시기가 오고 있다"며 "최근 고객 주문 물량의 30%만 실제 공급이 가능한 상황이며, 돈이 있어도 물량을 구하기 어렵다"고 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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