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채상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이 임성근 전 해병1사단장(구속기소)의 구명 로비가 실제로 '고 채수근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의 동기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임 전 사단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휴가 중이던 저도를 찾아간 정황도 드러났다. 다만 관련자들의 수사협조 거부로 실체를 규명하지는 못했다.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해온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가 28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5.11.28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56f06fdf9f2d76.jpg)
특검팀은 28일 150일간의 활동을 종료하고 최종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임성근 구명 로비'의혹은 채상병 사망사건 및 수사외압 의혹의 시작점으로, 특검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특검팀은 그동안 김건희 여사 측근을 통한 구명로비와 종교단체를 통한 구명로비 두 축을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해왔다.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통해 김 여사에게 구명을 부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해병대 출신으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주가조작 사건 공범이다.
특검팀은 "이종호가 평소 '김건희와 각별한 사이'라고 자주 얘기하고 다녔고, 영부인이 된 김건희나 그 휘하 행정관에게 연락해 일을 해결할 수 있다는 취지의 얘기를 반복적으로 한 사실을 다수의 주변 인물들로부터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참고인들은 '임성근 구명로비'와 관련해서도 '이종호가 김건희를 통해 임성근의 일을 조용히 지나가게 처리하겠다는 말을 했고, 사후적으로도 임성근 구명 청탁 사실 및 구명로비 의혹을 김건희에게 부탁해 무마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이씨는 특검 조사에서, 대통령 경호처 출신 송호종씨로부터 임 전 사단장을 위한 구명 부탁을 받은 뒤 "임성근 사단장에게 그만두지 말라고 해라. VIP에게 이야기 하겠다"면서 "VIP는 김건희씨를 얘기하는 것"이라고 진술했다. 다만 이씨는 송씨로부터 받은 구명 부탁을 실제로 김 여사나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는 전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그러나 "다수 참고인 진술 및 녹취, 관련 통화내역 등으로 볼 때, 이종호와 임성근의 관계는 상당히 친밀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종호는 2023년 7월 21일~22일 송호종의 부탁을 받고, 같은달 22일~24일 김건희 측에 임성근 구명을
부탁하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특검팀은 이와는 별도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3년 8월 저도로 휴가를 갔을 때 임 전 사단장이 저도로 간 정황을 확인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당시 저도 경비를 담당했던 해병대 육상경비대대원과 해군 진해기지사령부 공관관리대원 진술 등을 통해 2023년 8월 2일에서 6일 윤 대통령 내외의 저도 휴가 중 임성근의 저도 방문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이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과 한기붕 사장을 통해 구명로비를 벌인 것 역시 사실인 것으로 잠정 결론냈다. 특검팀은 "채 상병 사망 사건 발생 5일 전 김장환이 해병1사단에 방문해 임성근 부부에게 안수기도를 해준 사실, 윤석열이 채 해병 사건의 수사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한 국가안보실 회의 전후로 김장환이 주요 공직자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국방부가 채상병 사망사건을 재검토하고 있던 시기 김 이사장이 대통령실을 방문하고 임 전 사단장과 직접 통화한 사실도 드러났다.
특검팀은 그러나 "핵심 사건관계인인 김장환 등이 특검의 소환조사를 거부하고, 제1회 공판기일 전 증인신문 기일마저 불출석해 관련 진술을 청취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 "압수한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채 해병 사건 이후 일정 기간 생성된 대량의 데이터가 삭제된 것으로 의심되는 객관적 정황이 드러나거나, 휴대전화에 설정된 암호로 인해 포렌식을 하지 못하는 등으로 물적 증거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향후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사건 공판 과정에서 김 이사장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통해 수사외압의 동기와 배경이 규명되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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