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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심비'로 보면⋯"백화점 '맑음'·편의점 '흐림'" [현장]


대한상의 산업 세미나서 '가치소비' 시대 본격화 전망
AI활용·고객 데이터 '키포인트'⋯온라인 시장 290조원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내년 유통업계는 점포가 아닌 고객 중심으로, 단순히 가격이 아닌 데이터와 고객 취향에 기반한 전략으로 생존을 걸어야 한다."

28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2026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안태희 BCG코리아 MD파트너가 글로벌 유통산업 트렌드와 주요이슈에 대해 기조강연하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28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2026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안태희 BCG코리아 MD파트너가 글로벌 유통산업 트렌드와 주요이슈에 대해 기조강연하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28일 이희원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2026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강연에 나선 전문가들은 내년 소비 트렌드는 가격을 중시하는 '가성비'에서 가격 이상의 가치를 따지는 '가심비'로 변화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따른 유통업의 본질도 상품 판매에서 고객 데이터 기반의 미디어 중심으로 진화하고, 인공지능(AI)과 비즈니스가 생존을 가르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조강연에 나선 안태희 BCG코리아 MD파트너는 "모든 소비자는 이제 가치 소비자로 전환하고 있다"며 "가성비보다 '나만의 의미'와 '주관적 만족감'을 기준으로 하는 가심비로의 전환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물가·고금리 시대에는 유통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만큼 가격 대비 성능을 넘어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된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8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2026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안태희 BCG코리아 MD파트너가 글로벌 유통산업 트렌드와 주요이슈에 대해 기조강연하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대한상공회의소가 전망한 내년 소매시장 업태별 전망.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이에 따라 업계 전반의 AI 활용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노출로 구매가 이어지는 발견형 쇼핑이 대세로 떠오르고, '대화체 검색'이 핵심 키워드로 꼽혔다. 이는 현대백화점의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가 대표적이다. 헤이디는 점포 내 브랜드, 레스토랑, 이벤트 등 수많은 정보를 생성형 AI가 고객 취향에 맞춰 큐레이션 해주는 시스템이다.

이어진 주제 발표에서는 업계별 결산과 내년 전망에 대해 논의했다. 먼저 백화점은 2~3%의 완만한 성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수도권 초대형 점포 쏠림 현상과 지방 점포의 침체에 따른 '상권 비대칭화' 속에 구조재편이 예고된 상황이다.

관련 주제발표에 나선 김인호 비즈니스인사이트 부회장에 따르면 빅3(신세계·롯데·현대)가 운영하는 1조원 이상 매출 11개 점포 매출 총합은 전체 점포(57개)의 57.3%를 차지한다. 나머지 46개 점포 매출(42.7%)을 모두 더해도 전체의 절반도 못 미치는 셈이다.

특히 백화점업계는 점포를 복합타운화하고, 명칭에서 백화점을 떼는 리브랜딩 전략과 함께 VIP 고객 사수에 집중할 계획이다. 신세계·롯데·현대가 향후 출점을 계획 중인 복합쇼핑몰은 10여곳으로, 현재 운영 중인 복합쇼핑몰과 맞먹는 숫자의 매장이 전국 곳곳에 새롭게 문을 열 예정이다.

신세계프라퍼티 '스타필드 애비뉴 그랑서울' 오픈 첫 날 매장이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신세계프라퍼티]

대형마트는 올해 역성장(-0.5%)의 부진을 털고, 내년 0.8%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불황형 소비에 대응해 초저가 자체 브랜드(PB)를 확대하고, 핵심 카테고리인 식품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열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장은 "국내 소비는 여전히 회복되지 못했는데, 저성장, 고물가 지속으로 생필품 중심 불황형 소비패턴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채널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인 기업형슈퍼마켓(SSM)은 내년 가맹형 출점을 늘리고, 신선식품과 소포장 상품을 강화해 근거리 쇼핑 수요를 겨냥한다. 여기에 각 사 부진 점포 정리와 조직 통폐합 이후 점포 재확장 기조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김종근 에이지데이터 대표는 "내년 SSM 전략방향은 고객·상권정보 분석 고도화를 통한 근린형, 상권 맞춤형 차별적 구색운영의 강화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비식품 구색은 제한하고, 식품·신선식품 비중은 90%에 달하는 운영형태가 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편의점업계 전망은 흐리다. 처음으로 점포 수와 객수가 동반 순감하면서 양적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이에 편의점들은 식사대용품, 건강기능식품, 소용량 뷰티 상품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라이프 케어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또 4개월로 짧아진 상품 생애주기에 맞춰 화제성 높은 단발성 상품 출시를 늘려가는 모습이다.

신종하 BGF리테일 실장은 "내년 편의점업계는 변화하는 시장 경쟁과 생존 압박 속에서 전략적 페이스 조절이 필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상품 변화와 효율적 점포 운영으로 불확실한 시장 속에서 지속 성장이 가능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온라인쇼핑 시장 규모가 290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챗GPT가 만든 생성형 이미지.[사진=챗GPT]

이런 가운데 온라인쇼핑 시장은 한 자리 성장세를 굳히고 있다. 관련 시장 규모는 2024년 259조원으로 7.1% 성장한 이후 올해 272조원으로 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은 6.4% 성장한 290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화두인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 공세가 국내 온라인쇼핑에 영향을 주는 영역은 패션 부문에 한정될 전망이다. 해외직구가 국내 위협도, 해외판매가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목적형 구매에서 발견형 구매로 전환, 스마트폰을 통한 모든 활동이 쇼핑의 타겟으로 연결되고 있다"며 "소비자뿐 아니라 사업자 역시 AI 기술력 있는 플랫폼 활용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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