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8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fa0724e5dc31d5.jpg)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보수의 본진으로 불리는 대구를 찾아 "비상계엄으로 많은 청년이 대한민국의 위기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계엄으로 많은 국민들께 혼란과 고통을 드렸다"고도 언급했지만, 발언 전반의 초점은 사과가 아닌 '단합'에 맞춰졌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규탄대회'에서 "작년 계엄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의 무도함이 드러났고, 대한민국의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민주당의 의회 폭거와 국정 방해가 계엄을 불러왔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들께 고통을 드렸다"며 "충성스러운 군인들이 재판정에서 시련을 겪고 있고, 민주당의 무모한 적폐몰이로 공무원들도 사찰 위협을 받고 있다.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모두가 결국 우리 당이 제대로 싸우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의 폭주로 민생이 파탄나고 국가 시스템이 파괴되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하나돼 막아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뿔뿔이 흩어져서 계엄도 못 막고, 탄핵도 못 막고, 이재명 정권 탄생도 막지 못한 것"이라며 "내란몰이와 민생파탄으로 1년이 지나가고 있는데도 여전히 흩어져 있다. 우리 모두 하나가 돼 똘똘 뭉쳐 이재명 독재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장 대표의 발언에 앞서 당내에서는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상계엄 1년을 계기로 장 대표가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랐다. 장 대표가 최근 각종 공개 행사에서 사과보다 대여투쟁과 단합을 강조하면서 일부 의원들은 지도부가 사과하지 않을 경우 집단 행동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당내 쇄신파인 김재섭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내 분위기는 사과해야 한다는 분들이 더 많다"고 전하며, 사과 불발 시 행동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저 역시 저 나름의 사과 메시지를 낼 것이고, 함께 움직일 의원들도 있다. 어제만 해도 20명과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장 대표가 이날 발언 도중 "계엄으로 많은 국민들께 혼란과 고통을 드렸다"고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먼저 "많은 청년이 대한민국의 위기를 알게 됐다"고 강조한 것은 위헌·위법성이 짙은 비상계엄에 '순기능'을 부여하며 이른바 '윤어게인' 등 고정 지지층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장 대표의 모호한 입장이 사과를 공개 요구해온 의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다음달 3일 예정된 그의 비상계엄 1년 공식 메시지까지 지도부의 '단합' 요구와 의원들의 '쇄신론'이 계속 충돌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장 대표는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기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 '합리적 보수세력'과의 연대 필요성에 대해서도 "지금은 연대를 논의할 때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힘을 키우고, 혁신하고, 대여투쟁을 제대로 해야 할 때"라며 선을 그었다.
이날 규탄대회에는 주호영·윤재옥·최은석 의원 등 TK(대구·경북) 지역 의원들도 참석한 가운데, 지도부에서는 사과 필요성에 반대하는 강경 발언도 이어졌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규탄사에서 "싸우지 말라, 사과하라 하기 전에 단 한 번이라도 이 자리에 나와 함께 싸워야 하지 않겠느냐"며 "국민의힘이 싸우지 않는 것은 또다시 불의에 굴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