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파산? 구조조정?"…홈플러스 '비관론' 확산


M&A 실패·노조 반발 겹치며 회생계획 제출도 위태
청산가치 역전 속 유동성 위기…정상화 해법 난항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홈플러스가 사면초가에 놓였다. 적절한 인수 후보자를 찾지 못한 데다 노조의 강한 반발로 구조조정도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서 회생계획안 제출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른바 '셀프 구조조정'에 착수하지 못할 경우, 기업 계속가치를 유지하더라도 파산 절차로 내몰릴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들먹이는 등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2일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청산가치는 3조6816억원으로, 계속기업가치(2조5059억원)보다 약 1조1700억원 높게 평가됐다.

원칙적으로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크면 회생계획 인가가 어렵다. 청산할 때 채권자가 더 많은 금액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전제로 회생절차가 유지됐다. 청산가치가 계속가치보다 높더라도 M&A를 통한 가치 회복 가능성이 있으면 예외적으로 회생절차가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새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법원은 인수 기업이 청산가치(3조6816억원) 이상의 인수가를 제시해야 한다고 본다. 여기에 인수 대금과 별개로 정상화에는 최소 2조원 안팎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지난해 말 기준 홈플러스의 1년 이내 상환해야 할 유동부채는 2조6499억원이다. 반면 1년 내 현금화 가능한 유동자산은 8578억원, 당좌자산은 4080억원에 그친다. 유동자산을 모두 털어도 약 1조7921억원의 단기부채가 남는다. 결국 홈플러스를 인수·정상화하려면 최소 5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로 . [사진=아이뉴스24 DB].

법원이 정한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이달 29일이다. 인수 의향자가 없다고 해서 길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다. 채권단과 합의해 구조조정 방안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법원이 이를 인가하면 회생절차는 이어질 수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5조원 이상을 투입해 홈플러스를 인수할 기업은 현실적으로 없을 것"이라며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인력 조정과 점포 폐쇄 등 셀프 구조조정을 통해 채권단을 설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셀프 구조조정도 순탄치 않다. 홈플러스는 지난 8월 임대 점포 15곳을 폐점하겠다고 밝혔다가 정치권·노조 반발에 밀려 계획을 철회했다. 비용 절감 없는 회생계획안은 채권단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변수다.

일각에서는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늦추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 유동성 악화로 국세 약 700억원과 전기요금 220억원까지 체납한 만큼 버틸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141억83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8~10월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하는 등 회생절차 진행 중에도 재무 상황이 악화됐다.

앞서 위메프 역시 '인가 전 M&A'를 전제로 회생절차에 돌입했지만, 적절한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서 파산 절차를 밟았다. 위메프는 홈플러스와 마찬가지로 제출 기한을 연장했지만 끝내 회생계획안을 내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유암코(연합자산관리)를 투입해 홈플러스를 구제하는 방안도 거론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 유암코는 은행법 제60조의2에 근거해 금융기관이 보유한 부실채권(NPL)을 정리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홈플러스처럼 사모펀드·ABS 투자자·해외펀드 등 비(非)금융기관이 보유한 채권은 매입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설령 정부와 여당이 제도 개편을 통해 공적자금을 투입하더라도, 노조 반발로 핵심 구조조정이 지연될 경우 정상화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현 상태에서는 법원도 회생을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뾰족한 해법이 없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파산? 구조조정?"…홈플러스 '비관론' 확산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