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프랑스의 전직 고위 공무원이 면접을 보러 온 여성 구직자들에게 이뇨제를 몰래 먹인 뒤 '도보 면접'을 진행해 극심한 수치심과 건강 이상을 유발하는 실험을 자행한 사실이 알려졌다.
![프랑스의 전직 고위 공무원이 면접을 보러 온 여성 구직자들에게 이뇨제를 몰래 먹인 뒤 '도보 면접'을 진행해 극심한 수치심과 건강 이상을 유발한 사실이 전해졌다.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myresitainfo]](https://image.inews24.com/v1/f8ec9f557ed715.jpg)
최근 가디언과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문화부 소속 고위직을 지낸 크리스티앙 네그르는 면접 지원자 240여 명에게 커피나 차 등 음료에 강력한 이뇨제를 몰래 넣어 제공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범행은 지난 2018년 그가 동료 직원의 다리를 몰래 촬영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조사하던 도중 네그르가 사용하던 컴퓨터에서 '실험'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발견했으며 해당 문서엔 면접 날짜, 약물 투여 시간, 투약량, 여성 지원자의 신체 반응까지 세세히 기록돼 있었다.
아울러 증상이 나타난 직후 걷는 면접을 강요받으며 극심한 떨림, 불안, 급격한 배뇨 욕구, 어지러움 등을 겪었다는 피해자들의 증언도 함께 나왔다.
특히 지난 2015년 피해를 당한 실비 들레젠은 면접 도중 "손이 떨리고 얼굴이 빨개지고 심장이 두근거렸다"며 화장실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이야기했다.
![프랑스의 전직 고위 공무원이 면접을 보러 온 여성 구직자들에게 이뇨제를 몰래 먹인 뒤 '도보 면접'을 진행해 극심한 수치심과 건강 이상을 유발한 사실이 전해졌다.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myresitainfo]](https://image.inews24.com/v1/0a39ee2445b9b3.jpg)
결국 그는 더는 참지 못하고 터널 옆에서 쪼그려 앉아 소변을 봐야 했고 네그르는 옆에서 보호하는 척 재킷으로 가려주는 시늉을 했다고 한다.
그날 이후 들레젠은 극심한 수치심과 트라우마에 시달렸고 몇 년 동안 자신이 '실수한 것'이라 자책하며 구직 활동도 중단했다.
4년 후 경찰로부터 "네그르의 실험 문서에서 당신의 정보가 발견됐다"는 연락을 받고서야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된 그는 지금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피해자 아나이스 드 보스 역시 면접 도중 급하게 화장실을 찾았으나 네그르에게 "소변 마렵냐"는 이상한 질문만 들었고 도움을 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그는 인근 카페 계단에서 옷에 실수를 했으며 귀가하는 기차에서 "기절할 것처럼 아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프랑스의 전직 고위 공무원이 면접을 보러 온 여성 구직자들에게 이뇨제를 몰래 먹인 뒤 '도보 면접'을 진행해 극심한 수치심과 건강 이상을 유발한 사실이 전해졌다.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myresitainfo]](https://image.inews24.com/v1/1bd7530748dd47.jpg)
이에 대해 경찰은 네그르가 장기간 여성들에게 약물을 먹여 신체를 통제하고 굴욕감을 주는 '화학적 복종' 형태의 범행을 저질러 왔다고 보고 있다.
변호사 루이즈 베리오는 "겉으로는 일탈적 성적 욕망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여성의 몸을 굴복시키는 권력 범죄"라고 규정했다.
다른 변호사는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지 6년이 지났는데도 재판이 시작되지 않고 있다"며 "피해자들에게는 명백한 2차 가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일부 피해자는 민사 소송을 통해 국가로부터 보상을 받았지만 문화부는 조직 차원의 책임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과거 네그르가 회의 중 여성 동료의 다리 사진을 몰래 촬영한다고 수차례 신고했는데 문화부가 이를 방치했다"고 꼬집었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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