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하면서 서울 외 지역 거주자의 상경투자도 크게 늘었다. 올해 10월까지 1만7000명 이상이 몰리며 부동산 시장이 호황이던 2020년과 비슷한 수준 매수세가 몰렸다.
![서울 고덕동에서는 올 들어 서울 외 거주자들이 165건을 아파트를 매수하는 등 외지인 매입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고덕동 인근의 올림픽파크포레온 아파트 전경.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b53024cd9508cd.jpg)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10월 서울 외 지역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를 구매건수는 1만711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만1523건 대비 5590건 늘었다. 전체 서울 아파트 거래 중 서울 외 지역 거주자의 매수 비중은 22.66%에서 23.17%로 0.51%포인트(p) 증가했다.
2020년 1만7900건(1~10월 거래 기준)으로 정점을 찍었던 서울 외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2023년까지 매년 줄어들다 지난해부터 반등하고 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수요자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1년 1월 97.31에서 2023년 12월 94.54로 하락했다. 반면 2025월 10월 매매가격지수는 106.05로 2023년 12월과 비교했을 때 크게 올랐다. 이에 서울 외 지역에 거주하던 수요자가 투자 목적으로 서울 아파트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수요자들이 전세사기 여파에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거래를 기피하면서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서울 아파트로 몰리고 있다.
자치구 중에서는 강동구와 영등포구 등 매수세가 뜨거웠다. 강동구는 올림픽파크포레온 등 대규모 아파트가 입주하며 거래량이 늘었고 영등포구는 여의도 등 서울 주요 업무지역과 인접한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거래 비중별로는 서대문구가 29.51%로 가장 높았다. 이어 동작구(27.66%), 관악구(27.47%) 등이 뒤이었다. 지난해에는 세 지역의 외지인 거래 비중이 각각 25.93%, 24.34%, 21.45%였는데 1년 만에 비중이 커졌다. 세 지역 또한 서울 업무지역과 접근성이 좋은 지역으로 꼽힌다.
외지인 거래가 몰린 지역에선 주택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10월 외지인들이 강동구 고덕동 집합건물(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 520곳을 매수했고 둔촌동에서는 165건을 구매했다. 이에 지역 내 대표 단지인 고덕그라시움과 올림픽파크포레온은 10월 전용 84㎡가 각각 26억원, 32억5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한 단지다.
![서울 고덕동에서는 올 들어 서울 외 거주자들이 165건을 아파트를 매수하는 등 외지인 매입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고덕동 인근의 올림픽파크포레온 아파트 전경.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d5e699a442715a.jpg)
정부가 10·15대책으로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상경투자 열기는 가라앉을 전망이다. 규제에 묶이면서 서울 내 아파트를 매수하면 2년간 실거주 의무가 생기기 때문이다. 서울 외 거주자들이 투자 목적으로 서울 아파트를 구매하기 힘든 상황에 놓인 셈이다.
법원 등기정보광장 기준으로도 외지인 구매 건수가 감소했다. 11월 외지인의 서울 집합건물 매수건수는 2647건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6·27대책이 나온 후인 7월과 8월에도 각각 4487건, 4296건을 기록했는데 10·15대책이 나온 후에는 매수건수가 급감했다.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거래가 어려워진 만큼 대체 투자수단을 찾으려는 수요자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규제 영향을 덜 받는 서울 비아파트 등으로 일부 수요가 옮겨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투자자들은 같은 지역을 기반으로 여러 주택을 매입하기보다 상경을 하거나 다른 지역에 투자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아파트를 실거주할 수 없는 지방 수요자는 서울 내 재개발 예정인 빌라나 규모가 큰 오피스텔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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