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압구정 대전(大戰) 더 치열해진다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서울 여의도와 압구정, 한남 등 서울 핵심 입지에서 차례로 시공사 입찰이 진행되면서 수주 곳간을 채우려는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공사원가 상승과 대출규제 강화 등의 변수 속에 대형 건설사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달 30일 열린 서울 성북구 '장위15구역' 재개발 시공사로 선정되며 올해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10조원을 돌파했다. 한 건설사가 누적 수주액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현대건설은 대형 사업장을 차례로 수주하며 수주액을 늘렸다. 강남구 압구정2구역과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에 이어 1조4700억원 규모인 장위15구역까지 시공권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최초 정비사업 수주액 10조원 돌파와 함께 7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액 1위를 기록했다.

올해 수주액을 늘린 곳은 현대건설만이 아니다. 2일 기준 삼성물산(9조2388억원), 포스코이앤씨(5조9500억원), GS건설(5조4183억원), HDC현대산업개발(3조7875억원), 대우건설(3조7727억원) 등 대형 건설사들 또한 지난해 수주액을 이미 넘어섰다.

올해는 여러 대형 사업장이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내면서 건설사 수주액이 늘었다. 1월 삼성물산이 수주한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1조5695억원)을 비롯해 강남구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1조5138억원), 압구정2구역 재건축(2조7489억원) 등 1조원이 넘는 사업도 다수였다. 동시에 여의도처럼 지역 내 단지 재건축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 지역을 중심으로도 랜드마크 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경쟁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대형 정비사업장 시공사 선정 일정에 맞춰 수년 전부터 전략을 세워둔 건설사가 있을 정도"라며 "각 건설사가 핵심 입지 시공권 확보에 사활을 걸면서 경쟁 또한 치열해졌다"고 전했다.

올해 시공사 입찰 예정이던 단지 대다수가 시공사를 선정한 가운데 이달 서울에서는 3개 단지가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다. 성동구와 송파구 등 수요자가 선호하는 입지를 중심으로 입찰을 진행하면서 건설사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송파구에서는 송파한양2차 재건축과 가락극동 재건축이 각각 8일과 9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다. 두 단지 모두 1차 입찰에서는 단독입찰로 유찰됐는데 이번 입찰 결과에 따라 시공권 향방이 가려질 전망이다.

송파한양2차는 1차 입찰 당시 GS건설이 단독 입찰했다. 당시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 경쟁이 예상됐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이 GS건설의 조합원 개별 홍보를 주장하며 입찰하지 않았다. 이에 조합은 법률 자문과 대의원회 등 절차를 거쳐 1차 입찰을 '무효'가 아닌 '유찰'로 판단했다. GS건설의 입찰 참여 자격도 유지됐다.

송파구 가락극동 재건축(4708억원)은 10월 시공사 입찰 마감 결과 롯데건설만 응찰했다. 8월 열렸던 현장설명회에는 10개 건설사가 참여했지만 이들 중 롯데건설만 실제 입찰을 진행했던 만큼 롯데건설 수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동시에 롯데건설은 성동구 금호21구역 재개발(6158억원) 수주를 노리고 있다. 지난 10월 입찰 마감 결과 롯데건설만 입찰했고 오는 15일 2차 입찰을 마감한다. 가락극동과 금호21구역 2차 입찰에도 롯데건설이 단독 입찰할 경우 내년 상반기 중 열릴 총회에서 최종 시공사로 선정될 예정이다.

내년 1월 입찰을 마감하는 현장도 다수다. 이에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건설사간 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성수전략정비구역 4개 지구 모두 시공사 입찰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내년 상반기 중 공고가 나올 전망이다. 해당 지역은 DL이앤씨와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권 확보를 노리고 있을 정도로 핵심 입지로 꼽힌다.

강남구 개포우성6차 재건축도 내년 1월 19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다. 앞서 조합은 각 건설사에 입찰 전 홍보 참여 의향을 묻는 공문을 보냈는데 삼성물산·GS건설·포스코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 등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중 GS건설과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이 현장설명회에도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