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종합] 추경호 영장 '기각'…'최악' 피한 국힘·내란특검은 '치명타'


법원 "법리 다툼 여지…증거인멸 우려도 없어"
14일 수사 만료…추가 영장 없이 '불구속 기소' 수순
국민의힘, '내란 정당' 프레임 상당부분 벗게 돼
민주당, '조희대 사법부 압박' 한층 끌어올릴 듯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법원이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한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의 구속영장 청구를 3일 기각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박성재 전 법무부장관에 이어 '주요 내란범'이라며 수사선상에 올린 인사들 대부분의 영장이 기각된 것이다. 수사만료 11일을 앞 둔 내란 특검이 체면을 크게 구기게 됐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5.12.2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5.12.2 [사진=연합뉴스]

이정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내란중요임무종사)을 받는 추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본건 혐의 및 법리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면밀하고 충실한 법정 공방을 거친 뒤 그에 합당한 판단 및 처벌을 하도록 함이 타당하고 이를 위해 피의자가 불구속 상태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며 방어권을 행사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어 "피의자 주거, 경력, 수사진행경과 및 출석상황, 관련 증거들의 수집 정도 등을 볼 때 피의자에게 도망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 표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추 전 원내대표와 내란 특검팀은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까지 가면서 치열하게 다퉜다. 특검팀은 계엄 당일 추 전 원내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홍철호 전 정무수석,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통화한 다음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번 바꾼 사실이 있는 만큼 표결 방해의 의도가 짙다며 영장을 청구했다.

정성호 법무부장관도 지난 11월 27일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전 보고에서 "의원총회를 내세워 국회의장 및 당대표의 본회의장 집결 요구와 상충되는 당사 소집 공지를 반복 발송·유지해 집결 장소 등에 혼선을 야기했으며, 표결을 위해 본회의장에서 대기하던 소속 의원들에게 접촉해 본회의장 밖으로 나오도록 유도하는 방법으로 의원들의 심의 표결권 행사를 방해했다"고 추 전 원내대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반면, 추 전 원내대표는 경찰의 국회 봉쇄 등 불가피한 상황에서 의총 장소가 변경됐을 뿐, 표결 방해 의도가 없었다며 반발해왔다. 그는 체포동의안 표결 전 신상발언에서 "특검은 대규모 수사 인력을 반년 가까이 동원했지만, 계엄 공모를 입증하지도, 표결을 방해받았다는 의원을 특정하지도 못했다. 미리 결론을 정해놓은 특검이 남긴 것은 단 하나, 정치적 의도를 갖고 죄를 구성한 '공작 수사'였다는 자기 고백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5.12.2 [사진=연합뉴스]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장동혁 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추경호 의원 구속 심사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2025.12.2 [사진=연합뉴스]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도 양 측은 9시간에 가까운 혈투를 벌였다. 오후 3시에 시작한 심사는 11시 50분을 넘겨 끝났다. 특검팀은 741쪽 분량의 의견서와 PPT 자료 304장을 법원에 제출하고 추 전 원내대표 구속을 위해 총력을 쏟았다. 박지영 특검보는 "국민의 기본권이 침탈당하고, 국회가 군에 의해 처참하게 짓밟히는 상황에서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마땅히 어떤 일을 했었는가에 대한 범죄의 중대성을 부각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추 전 원내대표는 장동혁 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 90여명의 응원을 받으며 법원에 도착했다. 그는 법정으로 들어가기 전 "정치적 편향성 없는 법원의 공정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최기식 변호사 등 변호인단도 의견서 400쪽과 PPT 120쪽 분량을 준비해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가 무리하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영장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 전 원내대표를 목숨 걸고 지켜야 한다"고 외치며 '내란 특검 규탄대회'를 열었다. 장 대표는 "영장은 반드시 기각될 것"이라며 "오늘은 무도한 이재명 정권의 독재를 끝내는 국민 대반격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장이 기각된 이상, 특검팀은 추 전 원내대표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보완 수사 기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특검팀의 수사는 오는 14일 종료된다. 이와 함께 계엄해제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 90여명에 대한 추가 수사에 대한 동력도 잃게 될 전망이다. 특검법상 이에 대한 수사는 국가수사본부로 이첩된다.

추 전 원내대표에 대한 영장 기각으로 비상계엄 사태 1주년을 맞는 국민의힘은 큰 고비를 넘기게 됐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의 '내란 정당', '위헌정당 해산심판' 공세가 빗겨갈 것으로 관측된다. 당 지도부의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 역시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민주당은 사법부로 화살을 돌릴 공산이 크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8일 최고위원회에서 "만약 영장이 기각되면 그 화살은 조희대 사법부로 향할 것"이라며 "내란재판부 설치 등 사법개혁에 대한 요구가 봇물 터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5.12.2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 [사진=연합뉴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종합] 추경호 영장 '기각'…'최악' 피한 국힘·내란특검은 '치명타'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